한미일 정상, 역대 처음 '포괄적 공동성명' 채택…공조 극대화

박종진 기자, 프놈펜(캄보디아)=박소연 기자 2022. 11.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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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프놈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3.

한미일 3국 정상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계기로 캄보디아에서 만나 역대 처음으로 포괄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날로 고조되고 중국과 러시아 등을 둘러싼 역내외 안보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3국이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공조에 나섰다.

또 한미일은 '경제안보대화'도 신설해 공급망 교란과 핵심기술 확보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별도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과 관련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한국 기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미 대통령의 답변을 끌어냈다.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양 정상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양국 간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프놈펜 성명'…"대한민국과 일본에 미국의 철통같은 동맹 공약"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3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발표했다. 3국 정상은 지난 6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한 후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또 한번 마주앉았고 최초로 포괄적 성격의 공동성명까지 채택했다.

거세지는 북한의 도발이 3국의 긴밀한 협력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 기간에 북한이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우리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시기에 도발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반인도주의적 반인륜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한미일 공조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보루"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공약 확인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 간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 표명 △3국 간 경제안보대화체 신설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연대 △한국의 인태전략에 대한 미일 양국 정상의 환영 및 향후 이행 과정에서의 협력 확보 △공급망 교란, 기후변화, 디지털 경제 도래 등 복합적인 도전과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정 사안이 아닌 현안 전반에 걸친 포괄적 한미일 공동성명은 처음이란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공동성명에서 정상들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동맹 공약"을 언급하면서 "3국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이행하기 위해 3국 차원에서 정부 각급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3국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되고,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우리 공동의 노력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놈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3.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도 신설…"회복력 있는 공급망"
특히 북한의 위협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역내 안보환경이 더욱 엄중해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양안관계에서는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3국 정상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부합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 법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기시다 총리는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도 신설했다. 3국 정상은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보장하고, '신뢰에 기반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증진하며 핵심 및 신흥 기술에 대한 한미일 3국, 역내 및 유사입장국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프놈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3.
50분간 한미정상회담…바이든, IRA에 "韓기업들,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 크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예정시간(30분)을 넘겨 50분 동안 한미정상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관해 양측이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전기차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IRA 시행 방안도 논의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IRA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 주었다"고 평가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출범한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BP)에 공식 참여한다는 결정도 통보했다. PBP는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이 제안한 대 태평양도서국 협력이니셔티브로서 태평양도서국 관련해 유사입장국간에 협력을 조율하고 최적의 관행 공유와 협력사업 발굴 등이 목적이다.

[프놈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2.11.13.
45분간 한일정상회담도…"양국 현안, 조속한 해결 위해 계속 협의키로"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약 45분 동안 한일정상회담도 열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로써 강력히 규탄했다"며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며 "양 정상은 최근 양국 인적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양국 국민간 인적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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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프놈펜(캄보디아)=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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