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올해 재정 적자 전환 유력…우크라 전쟁 수행 차질 전망

박효재 기자 2022. 11.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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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2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전격 발표했다(왼쪽 사진). 전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 계약직 군 복무자를 모집하는 모병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 AP·AFP연합뉴스

올해 러시아 정부 재정 적자가 유력하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러시아 재무부 발표를 분석해 보도했다. 정부 재정 악화로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러시아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사이 러시아 정부 예산 흑자는 1280억루블(약 2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000억루블) 대비 대폭 감소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일회성 에너지 세금 징수로 올해 전체 예산 적자 전환은 피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연말 적자 전환은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경제연구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러시아의 연간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8%에 달하고, 내년에는 2.5%, 내후년에는 4%대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러시아 경제전문가인 야니스 클루게도 “러시아 경제가 동시다발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경제 위기와 가스·석유 수출 감소로 러시아가 내년 재정 수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정부도 2025년까지 재정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에서 최대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 보면 3분기 4% 안팎의 경기 위축을 예상한 반면, 4분기에는 7.1% 감소로 경기 위축 양상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봤다.

최근 유가 안정세와 서방의 제재에 따른 대응조치로서 러시아 정부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통제 움직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정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가 가스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입은 지난해 러시아 정부 재정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30만명 규모의 징집으로 소비자 수요가 줄면서 재정 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트리아의 빈국제경제연구소는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징집령 발동 이후 GDP 감소분이 0.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재정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지출은 늘어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능력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정보 제공 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국방비와 물가 보전 지원금, 기타 경제 부양 재원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재정적자를 보충하기 위해 러시아 국부펀드인 국가복지기금에서 1조루블을 인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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