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은 안돼" 전천후 내야수 출신 박기남 코치의 수비론

▲ 왼쪽부터 KIA 임석진, 정해원, 박기남 수비코치. ⓒ서귀포(제주),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제주), 고유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에서 진행되고 있는 KIA 타이거즈 마무리 훈련.

KIA는 이번 제주 마무리 훈련에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퓨처스 선수들과 2023 신인드래프트 지명 선수들을 참가시켰다. 평소 1군 코칭스태프 얼굴이 볼 일이 없던 선수들, 그리고 이제 갓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은 하나라도 더 눈도장을 찍기 위해 힘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모든 코치들이 선수들과 함께 굵은 땀을 흘리고 있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코칭스태프 개편으로 1군 수비코치를 맡게 된 박기남 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어린 선수들이 백업으로라도 1군에서 기회를 얻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된 수비력이기 때문.

13일 고된 훈련이 끝난 뒤 만난 박 코치는 "여기 있는 선수들이 아직 어려서 감독님도 화려함보다는 안정감을 중요시하신다. 기본기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하던 스타일이 익숙하기 때문에 미처 모르던 게 있을 수 있다. 어릴 때 기본기를 잡으면 나이들어도 편하다"고 훈련 근황을 밝혔다.

박 코치는 은퇴 후 KIA 스카우트를 거쳐 2군 수비코치, 그리고 이번에 1군 수비코치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있다. 그는 "스카우트를 하면서 '프로에서 이 선수가 잘할까'라는 마음으로 뽑았는데 다 정답은 아니더라. 기대처럼 된 선수들도 있지만 틀렸던 것도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의 아마추어 때 성향을 봐온 것이 2군 코치를 하면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박 코치는 신인 내야수 정해원을 가르치면서 "유도 선수들이 업어치기를 할 때를 생각해보라"며 쉬운 설명으로 선수를 이해시켰다. 박 코치는 "선수들마다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다. 첫 두 턴은 폼 교정 없이 원래 하던 스타일을 파악했다. 지금은 맞춤형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코치는 이어 "지금 여기 있는 선수들은 작전, 수비 등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특히 수비에 안정감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항상 기회는 기다렸다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기가 만족하는 수비보다 남들이 인정하는 수비를 해야 한다"며 수비코치로서 철학을 전했다.

박 코치는 현역 시절 3루수, 2루수, 유격수 등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어린 선수들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박 코치는 "지금은 아직 고등학교 때 수비 위치로 훈련하고 있지만 어린 나이부터 한 포지션으로 훈련하면 1군에서 뛰기 어렵다. 다 볼 수 있게 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훈련이 힘든 만큼 목표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계속 격려하고 있다. 지금 1군 감독, 코치 눈에 띄어서 스프링캠프를 가는 게 선수들의 목표다. 선수들에게 농담 삼아 '이제 내 얼굴 볼 날 얼마 안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목표 의식을 심어주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으면 한다"고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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