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가 사람만 관리할까! [봄B스쿨 경영산책]

2022. 11. 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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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인사관리(인적자원관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기업에서의 종업원 관리라고 답한다. 오답은 아니지만 정확한 답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사관리는 사람만 관리하는 활동이 아니다. 사람(人)과 일(事=직무=사업) 그리고 일하는 방식(시스템=組)을 관리하는 활동이다.

인사관리가 어떤 분야인가를 이해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종업원, 즉 사람에게 초점을 두는 것이다. 종업원의 동기부여 등 직원을 어떻게 다루고 관리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설명한다. 또 인재육성 및 경력개발을 강조하여 인사관리를 이해하는 것도 인간에게 초점을 두는 방식이다. 후자는 인사관리 대신 인적자원개발(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인사관리 패러다임이 통제중심에서 몰입중심으로 진화해 가는 것을 크게 강조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事)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에는 미시적인 접근으로 직무분석, 직무평가,직무급 등 직무관리·직무설계와 직제관리가 있고, 거시적인 접근으로 기업의 비즈니스(事業) 포트폴리오 전략(Business portfolio strategy)을 성공시키는 데 인사관리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 것인가를 다루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가 있다.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는 전략적 경영과 인적자원관리를 결합시킨 분야로 1980년 전후 미국에서 출현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기업과 공공기관에도 확산되었다. 경영환경 및 전략과 인적자원관리 간의 내적·외적 적합성(fitness),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ex), 균형성과표(BSC: Balanced Score Card) 등이 이와 관련된다.

나머지 하나는 시스템(組)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인사관리의 세부기능들로 이해하는 방식과 전체 작업시스템 모델로 이해하는 방식이 있다. 전자는 채용(충원), 교육훈련, 인사이동, 인사고과, 경력개발, 보상, 복리후생 등 일련의 세부 활동들로 인사관리를 정의한다. 후자는 전체 작업시스템(work system) 모형으로 인사시스템을 논의하는 것으로 고성과 작업시스템(high performance work system), 고몰입조직(high involvement organization), 고관여 조직(high engagement organization) 등 전체적인 일하는 방식을 다룬다.

이외에도 신기술을 부각시켜 e-HRM(electronic human resource management) 또는 HR Analytics라고 하기도 하고, 인사관리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일-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방식도 있다. 후자는 직무(일)와 인사시스템 그리고 사람을 인사관리를 구성하는 3대 요소로 보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창출(경영성과)에 공헌하는 메커니즘을 인사관리로 설명하는 것이다. 인사관리를 '사람'만이 아닌 직무와 일하는 방식을 포함하여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보면 종래 인사관리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기술(technology)과 기량(skill) 그리고 구조(structure)와 과정(process), 문화(culture)와 전략(strategy)들 간의 통합적인 메커니즘에 주목하게 된다.

매우 오래전부터 동아시아에서 人과 事라고 병기하여 인사관리(人事管理)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사람(人)관리만 하는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어 여러 가지 경영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인사관리를 사람뿐만 아니라 일(직무/사업/작업시스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라는 점을 현장 조직구성원들이 재인식하게 되면 경영관리 문제의 새로운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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