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발 가상화폐 시장 충격파] 한은, 빅스텝 대신 `베이비스텝` 밟을듯

문혜현 2022. 11. 1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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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당초 예상보다 낮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빅 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 14일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대신 '빅 스텝'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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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美 소비자물가 둔화
금리 인상 속도조절 여지 커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당초 예상보다 낮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빅 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국내 물가의 정점 통과 △원·달러 환율의 안정 △내년 성장률 전망치 1%대로 급락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오른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 14일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대신 '빅 스텝'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은 분명히 좋은 뉴스"라며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도 좋은 사인(신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만 얼마나 오래될지, 국제시장과 국내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지켜본 뒤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가파른 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던 물가와 환율 악재가 다소 해소되고 있는 만큼 한은도 통화 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10월 5.7%(전년 동기 대비) 올랐다. 9월보다는 0.1%포인트 더 상승했지만 7월 고점(6.3%)을 밑돌며, 8월과는 같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일주일 만에 100원 넘게 급락(원화 가치 급등)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8.03% 상승,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달러 외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이 기간 8%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통화는 원화뿐이었으며, 상승률 2위는 일본 엔화(7.07%)였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하락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달러 환율은 1100∼1300원 사이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값이 떨어지면 국내 물가도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 또한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대로 뚝 떨어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1.8%로 0.5%포인트 낮췄다. KDI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둔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 국내 자금시장 경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부)는 "금리 인상 기조가 거의 끝물에 와 있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돈맥 경화'가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0%로 미국의 상단 4.0%보다 1%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은 인플레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이달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문혜현기자 mo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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