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5개월째… 국제적 품귀에 내년초까지 역전

박한나 2022. 11. 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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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넘게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며, 지난 6월13일 이후 5개월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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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230원 차이 눈앞
보통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 가격차이. 오피넷 제공.

5개월 넘게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가격 차이는 5개월 전 리터당 0.59원에서 230원선까지 벌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결정까지 겹치면서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유 가격은 리터당 1888.96원으로 휘발유 가격(1659.69원)보다 229.27원 높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며, 지난 6월13일 이후 5개월째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점점 더 벌어졌다. 지난 6월13일 가격 차이는 리터당 0.59원(휘발유 2074.3원 경유 2074.89원)이었지만 7월13일 47.15원, 8월13일 97.85원, 9월13일 116.84원, 10월13일 163.16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리터당 230원 차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경유의 국제적인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서방국들이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로 원유의 단계적 금수조치를 시행하자 전 세계적으로 경유 공급이 부족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내년 2월 석유제품도 금수조치를 앞두고 있어 품귀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스 대체제인 경유의 수요는 더 늘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난방용과 발전용을 위해 가스 대신 경유를 사용, 재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경유 가격이 더 올라간 것이다. 국제 경유(0.001%) 가격은 1월 평균 배럴당 99.16에서 지난 9월 평균 129.113달러, 지난 10월 평균 137.27달러로 올랐다.

통상 국제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이다. 승용차에만 사용되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화물차량, 버스, 건설기계 뿐만 아니라 발전 연료용, 난방용 등 산업 전반에 쓰여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유류세 37%를 인하하면서 가격에서 유류세 비중이 높았던 휘발유의 가격이 더 많이 떨어졌고, 이 때문여 경유와 휘발유 간 가격차이가 더 벌어졌다.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820원에서 516원으로 304원 인하됐고, 경유는 581원에서 369원으로 212원 인하됐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동절기 디젤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공급이 여의찮은 데다 내년 2월부터는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석유제품 금수조치에 나서면서 경유가 원천봉쇄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내 정유사들의 경우 국제 경유 가격이 아무리 높아져도 일순위 공급처는 국내로, 국내 공급 후 남은 물량을 수출하기 때문에 세계적 수급난에도 국내 안정을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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