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30대, 미지수지만 여전히 노래로 위로 건네고 싶어"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노래 어때요?"
특유의 넉살 가득한 어투로 새 앨범에 대해 묻는 정은지의 눈빛에서 기대감이 한껏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앨범은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리메이크 작이다. 타이틀곡인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비롯해 YB의 '흰수염고래', 조용필의 '꿈,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등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명곡들이 정은지에 의해 새로이 태어났다.
앨범 작업을 마친 소감을 묻자 그는 "후련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부담감이 컸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회사에는 분명 '할 수 있다'라고 해놓은 상태였는데, 혹시 못해낼까 봐 걱정이 됐다. 어쨌든 선곡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하겠다고 했던 리메이크 앨범이라서 누군가가 해줄 수 없었다. 계속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을 했을 때, 여태까지 제가 해온 노래들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래도 제가 하고자 하는 노래 방향성과는 맞는 곡을 리메이크하고 싶었다"면서 "오래 걸려서 회사도 마음이 조급했을 텐데 잘 기다랴줘서 좋은 앨범이 나왔다. 판단은 대중의 몫이지만, 제 기준에서는 제 서사가 어느 정도 잘 담기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같은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주저 없이 "로망이 크게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은지는 "리메이크라는 게, 그 누군가가 저한테 준 위로를 다른 목소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해야 하는 거지 않느냐. 전 이상하게 노래 들으면 마음이 편하고, 스트레스나 힘들게 생각하는 것들로부터 도망가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항상 듣기 싫은 말소리나 좋아하지 않은 상황에 꼭 이어폰을 끼고 안 들리는 척을 하는 제 모습이 생각이 났다. 물론 제가 학생 때 나오지 않은 노래도 앨범에 수록됐지만, 그렇게 위로받았던 노래를 다시 제 목소리로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다"면서 "리메이크를 했을 때, 창피하지 않고 싶었고, 원곡자 선배님들께서 들었을 때도 기특하다고 생각해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바랐다.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원곡의 경쾌한 분위기를 한층 더한 펑크 락 스타일의 편곡은 물론, 정은지의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여 원곡과는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아울러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정은지가 건네는 작은 안부로써, 편곡에는 태연, 데이식스, 다비치 등의 히트곡을 작업한 밍지션(minGtion)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정은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중성이 있는 곡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 리메이크가 워낙 흥한 시기가 있었고, 전 그 뒤에 앨범을 내는 거라서 무작정 앨범을 내는 것보다 제 이야기를 담으며, 대중성도 있었으면 했다. 제 욕심에 담고 싶은 게 많다 보니 스스로 자충수를 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이 중간중간 들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제목 자체도 너무 좋고, 제가 어렸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면 동생 하원할 때 데리고 와서 같이 있고 했다. 8살 터울이 나다 보니 늘 동생한테 맞춘 TV를 틀어 주곤 했다. 그래서 동생 하원하기 전까지가 저만의 시간이었다. 그때 제가 갖고 있는 카세트 테이프가 많이 없었는데, 딱 갖고 있는 게 버즈 선배님의 앨범이었다. 이 노래를 정말 방구석 여행으로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리메이크 앨범을 생각하게 된 시발점이다. 정은지는 "팬들에게 습관처럼 '나 서른 되면 '서른 즈음에' 낼 거다'라고 했었다. 그렇다 보니 너무 당연하게 저한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처럼 마음속에 있었다. 사실 지난해부터 회사의 올해 플랜으로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은지는 "그전에는 '서른 즈음에'를 부르기에 경험치나 내공이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됐는데, 어느 날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를 쭉 듣는데 너무 슬프고, 와닿는 가사들이 많더라. 그냥 툭툭 부르시는데, 우리 부모님이 생각나고, 주변 사람들도 생각나고 그러더라. 뭔가 '아, 내가 정말 서른 즈음을 보내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팬들과의 약속으로 이 노래를 낸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람이 컸다"고 두 손을 모았다.
과거와 비교해 지금의 목소리에 대해선 "과거엔 슬픈 노래를 불러도 밝은 뉘앙스가 항상 묻어있었다. 지금은 덤덤하게 부르는데도 자꾸 슬프다고 한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 안에 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저만의 분위기가 잡힌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목소리가 많이 성숙해지긴 했다. 19살에 데뷔해서. 지금 '몰라요'를 들으면 왜 저렇게 부르냐라는 생각이 드는데, 또 나름의 그때의 제가 떠올라서 좋다"고 말했다.
30대에 접어든 정은지. 마음가짐은 어떨까.
그는 "그때그때 느껴지는 저를 찾으려고 할 거 같다. 지금 당장 제가 서른에 어떤 노래를 해야겠다고 감히 생각을 못 하는 게, 예전에는 이런저런 노래를 하고 싶고 그랬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치 못한 스케줄, 일을 겪으며 이 시기에 이런 노래를 계획해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제 감정이나 컨디션이 어떨지 모르는 거다. 그래서 30대는 미지수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말 모르겠다. 분명한 건 여전히 계속 뭔가를 쫓으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난 여전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노래를 하고 싶다, 가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처럼 대중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또 그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여전히 똑같다. 그리고 제 위로가 닿은 어떤 순간에 그 누군가가 표현을 해줬을 때 여전히 너무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즉각 즉각 팬들과 소통하며 감정이 교류되는 장소가 너무 좋다. 올해는 생각보다 공연 쪽으로는 많이 못 한 거 같아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마무리로 콘서트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갑자기 또 일정이 밀리고 해서 대관을 못할 수도 있었는데, 어찌어찌 잘 진행돼 콘서트를 하게 됐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
에이핑크 정은지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민영 열애, 이서진·이승기 소속사 제대로 당했다 [종합]
- 엑소 출신, 동거설ㆍ임신설ㆍ출산설 이어 혼인신고설
- "몸뚱이 술" 운운 김새론, 알바 언플을 말지 [이슈&톡]
- 오은영, 아이돌 멤버에 "기생자식·빨대족" 왜?
- 구설수 BJ, 이태원 참사에 한 발언 [전문]
- 민희진, 좌절된 어도어 대표직 복귀 '法 각하 이어 이사회 부결' [이슈&톡]
- 아일릿,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데뷔 7개월 만의 성과"
- '구탱이형' 故김주혁, 오늘(30일) 사망 7주기
- ‘전, 란’ 강동원은 왜 어색한 사극톤을 고집할까 [인터뷰]
- ‘대표 복귀 불발’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효력, 유효해” [공식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