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檢 김봉현 신병확보 요청 세 차례 기각

조희연 2022. 11. 1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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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도주한 가운데, 이에 대한 법원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회장이 보석 이후 1년 넘게 재판에 출석하면서 보석 조건을 위반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낮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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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보석 석방 후 별건 혐의 영장
법원선 “증거인멸 가능성 낮아”
밀항 첩보에 재청구 불구 또 기각
보석 취소 요청했지만 이미 잠적
“라임 핵심 도피처럼 가능성 컸다”
도주 도운 조카 휴대전화 등 확보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도주한 가운데, 이에 대한 법원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이 세 차례나 그의 신병 확보를 요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했기 때문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보석 석방됐다. 보석 조건은 보증금 3억원과 주거제한, 도주 방지를 위한 전자발찌 부착 등이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11일 재판을 앞두고 전자발찌를 끊은 채 도주했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하는 김 전 회장. 연합뉴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김 전 회장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검찰은 지난 9월14일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7∼2018년 비상장 주식을 판매하겠다며 약 91억원을 가로챈 것에 대해 별건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불출석하자 같은 달 20일에는 구인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회장이 보석 이후 1년 넘게 재판에 출석하면서 보석 조건을 위반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낮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달 7일 검찰은 구속사유를 보강해 다시 한 번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수감생활을 한 이들로부터 그가 중국 밀항을 준비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다.

그러나 법원은 두 번째 구속영장 역시 기각했다. 지난달 12일 법원은 “보석 결정의 취지가 충분히 존중돼야 하고 보석 이후 현재까지 취소사유에 해당할 만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전자발찌 부착 등을 조건으로 보석이 결정됐고, 보석 석방된 후 재판에 성실히 출석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검찰은 애초 석방 당시로 돌아가 보석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지난달 26일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열린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이 피해자들과 합의가 안 돼 법정 구속이 예상될 경우 중국 밀항을 준비했다는 내부자 진술이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이 재판 기간 중 합의를 위해 성실하게 출석했다는 사실이 선고기일 출석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면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주했던 예를 들기까지 했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연합뉴스
결국 법원은 2주가 지난 지난 11일 2시50분쯤 보석 취소를 결정하긴 했지만, 이미 김 전 회장은 도주해 종적을 감춘 뒤였다. 김 전 회장은 결심 공판을 1시간30분 앞둔 오후 1시30분쯤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라임 사태 피해자를 대리한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는 “이인광(에스모 회장), 김영홍(메트로폴리탄 회장) 등 라임 사태의 다른 핵심 인물들이 도피 중인 것처럼 김봉현 역시 도주 가능성이 컸다”며 “금융범죄 가담자는 범행 계획단계부터 금액을 취득하고 도피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지만 법원이 도주 우려에 대해 안이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서울남부지검 제공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의 얼굴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 수배하는 등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전날 김 전 회장의 조카 A씨의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A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바꿔 끼워준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조희연·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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