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고리’ 중소형증권사에 정부가 1.8조 추가 지원 나선 이유는

고한솔 2022. 11.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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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 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기준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A2 신용등급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1조5천여원으로, 이중 1조1천여억원(73.5%)가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사채 시장에 비해 단기자금시장의 어려움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며 부동산 피에프 대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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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증권사 보증 PF-ABCP 대상 1조8천억원 규모 대책 내놔
A2- 등급 이상 우선 매입하고 일부 A1등급까지 소화하기로
올해 만기 도래하는 A2 등급 PF-ABCP 1조1천억원에 달해
금융위원회. 한겨레 자료 사진

정부가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 대책을 내놨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경우 투자자들을 찾지 못하면 보증을 선 증권사들이 손실을 떠안아야 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A2 신용등급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1조5천여원으로, 이중 1조1천여억원(73.5%)가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사채 시장에 비해 단기자금시장의 어려움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며 부동산 피에프 대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자체 조성하는 이른바 ‘제2채권시장안정펀드’의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형 증권회사 9곳이 4500억원 규모를 출자해 만든 제2채안펀드에 산업은행과 한국증권금융도 참여해 총 1조8천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조성된 자금으로 A2- 신용등급 이상의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우선 매입하고, 연말 유동성 부족으로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A1등급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도 사들일 계획이다.

피에프 대출은 부동산 개발로 얻는 미래 수익을 근거로 대출을 받는 금융 기법이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이 피에프 등의 자산을 담보로 유동화전문회사(SPC)가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을 말하는데, 증권사는 이 유동화증권에 채무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면서 피에프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틈을 타, 증권사의 채무보증 또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금리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 건설비용 상승으로 부동산 피에프 부실 위험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강원도의 레고랜드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지급보증 미이행 사태는 시장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투자자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끊겼다.

이에 따라 차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부동산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잔액은 모두 35조6천억원에 달한다. 이중 증권사가 보증을 선 규모는 20조원, 건설사의 지급보증 등이 포함된 규모는 13조6천억원이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A2 등급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1조5천여원으로, 이중 1조1천여억원(73.5%)가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한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만기는 비교적 분산된 편이나, 증권사들이 신용이나 유동성을 제공한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73.5%가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해 차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자신이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직접 매입하도록 허용하는 대책까지 내놨지만, 매입 여력이 낮은 중소형 증권사의 A2 등급의 피에프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을 지난 11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기업어음 금리 하락을 자극하기 위해 A2 신용등급의 취약 영역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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