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청년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청년에게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사라지고 있다. 2022년 3·4분기 청년 실업률은 6.1%다. 비슷한 시기 전체 실업률은 2.4%로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5배에 달한다. 공식적인 통계보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여건은 더욱 나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1년 실시 한 설문에서 청년 10명 중 7명은 앞으로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6명은 일자리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과 소득 여건은 지지부진한데 주택가격과 임대료는 동반 상승해 청년들의 주거 여건은 빠르게 악화됐다. 청년 중 일부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어 집을 샀지만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에 내몰리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생에는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체념으로 돌아섰고 최근 주택가격 하락으로 상대적 위안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반지하, 옥탑방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현재의 주거 불안도 여전하고 미래를 대비한 자산 형성 고민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공공분양으로 공급해 미래 세대인 청년층과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내 집 마련은 가계 자산 형성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자가보유지원 정책을 채택하는 이유다. 민간 분양만으로는 낮은 가격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어렵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공이 직접 공급하는 분양주택 물량을 확대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시세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50만호는 지난 4년간의 공공분양 실적 대비 3배에 달해 수혜 계층이 대폭 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역세권 인근 부지와 교통 여건이 양호한 3기 신도시에 우선 공급돼 청년들의 출퇴근 시간을 단축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청년들은 노동기간이 짧아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워 미래 소득에 기반하여 주택을 구입한다. 금융 건전성을 강조해서는 청년층 주택 구입 여건을 개선할 수 없다. 금번 공공분양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최대 80%까지 완화한 40년 초장기 모기지 상품과 연계해 청년들이 겪는 주택 구입시 자금 공백을 메워주고자 했다. 거주 후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주거 및 재무적 여건에 따른 선택권도 부여할 예정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미래에 대한 낙관이 보장될 때의 격언이다. 현재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이러한 충고를 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주거 문제도 다르지 않다. 청년들의 당면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함께 고려한 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의 청년 주거정책인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공공기숙사 등의 질적 수준을 개선하는 한편, 새로 확대된 공공분양 50만호가 시너지를 내어 청년들이 직면한 주거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과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기틀이 되기를 기대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