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목소리 높이는 친윤… 與에 어른거리는 ‘윤심 그림자’

김병관 2022. 11. 13. 18: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에 또다시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임기 초 최대 시험대로 꼽히는 '이태원 압사 참사'의 후속 조치를 두고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당내에 번지면서다.

대표적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 책임자 경질뿐 아니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배제'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윤심에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 장악력 높이는 대통령실
대통령실 수석 국감장 퇴장 조치 놓고
장제원 등 주호영 원내대표 잇단 성토
주 “말 못할 사정 있다” 즉각 견제 나서
이태원 책임론에 윤심과 코드 맞추기
친윤 대 비윤, 후속조치 놓고 ‘파열음’
전대 앞두고 친윤 영향력 행사 가능성
당권주자들도 윤심과 거리조절 나서

국민의힘에 또다시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임기 초 최대 시험대로 꼽히는 ‘이태원 압사 참사’의 후속 조치를 두고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당내에 번지면서다. 일부 친윤(친윤석열)계가 이를 주도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선 ‘브레이크 없는 여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8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킨 게 발단이었다. 두 수석은 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는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눈 게 포착됐고, 주 원내대표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두 수석을 회의실에서 퇴장 조치했다.
與·대통령실 수뇌부 회동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11일 경기 서울공항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 출국 환송행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성남=뉴스1
이튿날(9일) 윤 대통령이 일부 여당 의원에 전화를 걸어 주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이태원 참사를 고리로 정부를 몰아붙이고 있는데, 여당이 이를 적극 방어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앞서 국민의힘 물밑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당내 친윤계는 즉각 목소리를 키웠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에 대해 “아침에 의원들과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며 “(주 원내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걱정이 된다”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수행팀장이었던 이용 의원도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윤 정부 뒷받침도 못 하고, 장관도 지켜주지 못하나”라며 주 원내대표에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김, 강 수석이 상황 수습 차원에서 먼저 퇴장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윤계가 윤심을 이용해 존재감을 키우려 하는 것 아니냔 의구심이 제기됐다. 당내 한 비윤(비윤석열)계 초선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친윤 의원들끼리도 앞뒤가 안 맞는다. 자기들끼리 충성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보기가 참 안 좋다”고 질타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장, 이 의원이 그렇게 말했지만 다수 의원은 상식적인 입장에서 현안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두 수석을 퇴장시킨 데 대해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대통령실 지키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물음엔 “제가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일축했다. 장, 이 의원보다 자신이 대통령실과 더 소통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친윤계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지속적으로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당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가진 ‘실세형 당대표’라서다. 당권 주자들도 유불리에 따라 윤심과의 거리를 조절하고 있다. 인지도 면에서 부족한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추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태원 국정조사’에 대해선 반대하되, 이 장관 사퇴를 주장하며 중도층 민심과 당심을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대표적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 책임자 경질뿐 아니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배제’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윤심에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향후 전대에선 대통령실의 견제를 뛰어넘어 대통령실과 원활히 소통하면서도 취약한 정무적 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