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담회 오세요" 2분 사내 방송 홍보에 약식기소…대법 "무죄"

성시호 기자 2022. 11. 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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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내 방송용 마이크로 2분여 간 노동조합 간담회를 홍보했다 약식기소된 윤정일 전 철도시설공단 노조위원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윤 전 위원장에 대해 원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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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옛 한국철도시설공단).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내 방송용 마이크로 2분여 간 노동조합 간담회를 홍보했다 약식기소된 윤정일 전 철도시설공단 노조위원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윤 전 위원장에 대해 원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윤 전 위원장의 방송이 "적법하게 개시된 쟁의행위의 목적을 공지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부수적 행위"라며 "수단과 방법의 적정성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위원장은 2016년 9월22일 오전 11시17분쯤 노조 간부들과 함께 철도시설공단 24층 경영노무처 안쪽 사내 방송실에서 마이크를 잡고 2분여간 노조 간담회 참석을 독려했다. 노조는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 총파업을 앞두고 사건 당일 11시30분부터 12시까지 점심시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윤 전 위원장 일행은 간담회 홍보를 위해 사무실을 돌아다니다 경영노무처에 들어섰다. 경영노무처는 출입이 자유로웠고, 방송실은 경영노무처의 회의용 공간과 주변에 칸막이와 마이크를 소규모로 설치한 시설물이었다. 사건 당시 다른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

방송 관리자인 경영노무처 총무부장은 사건 당시 자리를 비웠다. 다른 경영노무처 직원이 방송을 제지하려고 하자 노조 간부들은 앞을 4~5분간 가로막았다. 검찰은 관리자의 승인 없이 방송실에 침입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당시 일행을 약식기소했다. 윤 전 위원장은 법원이 벌금형 약식명령을 발령하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노사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내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공단에도 방송에 대해 '사전에 사용신청서를 제출, 총무부장에게 승인을 받으라'는 내규가 있었다. 그러나 노사 관행상 실제 방송은 구두로 신청·통지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윤 전 위원장은 "노무처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에게 '방송 좀 하겠다'고 이야기한 후 곧바로 사용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당시 행위가 "통상적인 구두 절차를 거쳤다는 판단·인식이나 공단의 묵시적인 사용승인 또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며 윤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설령 사용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방송실의 사용 경위 등에 비춰 절차상 흠결을 이유로 윤 전 위원장의 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공단의 시설관리권이 침해됐다거나 법익균형성의 측면에서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1심은 2017년 7월 윤 전 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2019년 8월 공동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전 위원장은 약식명령에 불복한 뒤 1918일 만에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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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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