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태원 수사, 꼬리만 자르나
수뇌부 소환 없이 변죽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13일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이태원역에 승객이 몰려 있는 징후가 있음에도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아직 행정안전부·경찰 수뇌부 소환 없이 변죽만 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는 모양새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 팀장 A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무정차 통과 결정 권한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참사 당일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캐물었다.
서울교통공사와 용산경찰서는 참사 당일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공사 측은 이날 참사가 발생한 후 1시간쯤 지난 오후 11시 11분 이태원역에 무정차 여부를 문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사고 발생 37분 전인 오후 9시 38분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지만 공사 측이 정상 운영을 고집했다고 반박했다. 공사와 이태원역 측이 경찰로부터 무정차 통과 요청을 받고도 무시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특수본은 보고 있다.
현장 직원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는 특수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참사 당일 미흡한 대응으로 일관한 행안부·경찰 조직 수뇌부에 대한 소환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특수본은 전날에도 용산서·용산구청·용산소방서 등 소속 직원들을 조사하면서 현장 실무진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갔다.
최근 용산경찰서 정보계장을 지낸 정 모 경감(55)이 피의자로 입건된 이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특수본의 수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 12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오후 7시 30분께 정 경감의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일부 유족으로부터 "살려내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명예를 회복하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특수본 수사가 '꼬리 자르기' 식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경찰청장으로서 경찰청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고인이 30여 년간 경찰관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그 삶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강영운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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