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돈줄 더 막힌다…사모투자엔 기회"
내년 수익성 악화 피할길 없어
부도 위험성 급격하게 오를 것
은행 등 자금 조달능력 악화로
부실채권 등 다양한 자본 제공
사모신용펀드 투자 매력 커져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조달 비용과 에너지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경제 환경이라면 필연적으로 기업들의 부도 위험성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세계적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의 알렉스 포포브 사모신용(크레디트) 부문 대표가 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유례없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내년에 수면 위로 더 드러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포포브 대표는 오는 17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공동 개최하는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22)에서 연사로 나선다. 그는 이날 특별 세션에서 최형돈 국민연금 사모벤처투자실장과 함께 '불확실성 시대 사모투자 전략 모색'을 주제로 급변하는 투자 환경 속에서 기관투자자의 대응전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겪고 있는 세계 투자 환경을 진단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 실행되고 있는 투자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369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칼라일은 이 중 1410억달러(약 193조원) 정도를 기업 대출, 회사채, 메자닌 등 크레디트 자산에 투자한다. 유동성·비유동성 크레디트 자산을 비롯해 인프라스트럭처, 부동산 등 실물을 기반으로 한 크레디트 자산 등이 주요 관심사다. 투자 대상의 리스크 수준에 따라 연 6~20% 수익률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사모부채펀드(PDF) 전문 운용사인 HPS인베스트를 거쳐 칼라일에 합류한 포포브 대표는 현재 칼라일의 사모신용 부문을 이끌고 있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각별하다. 포포브 대표의 부인은 부산 출신 한국계 미국인이다. 두 사람은 뉴욕에서 만나 결혼했다. 또 그가 운용하는 펀드의 아시아 첫 딜은 올해 초 진행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10% 인수 건이었다.
포포브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중은행을 통한 신규 대출은 전년 대비 각각 30%, 70% 감소했고 기업공개(IPO) 규모도 전년 대비 95% 가까이 위축됐다"며 "전통적인 자본시장이 기업의 자금조달처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상황이 사모신용 투자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기업들이 시중은행 대출에서 벗어나 대출 창구를 다각화해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포포브 대표는 "공개시장(public market)의 변동성과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을 이용해 단순 대출뿐 아니라 구조화 채권, 부실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담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전략이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유연한 형태의 자본을 기업 니즈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포브 대표는 최근 기준금리 상승 기조 역시 사모신용 투자전략에 오히려 유리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사모신용 투자자들은 위험을 흡수할 자본금 충격 완화 장치(에퀴티 쿠션)에 기반해 투자하고 있어 투자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며 "특히 변동금리를 기반으로 한 신용투자 전략을 집행해온 운용사들은 이번 기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기준금리 최고점이 어디일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시장의 추정치(컨센서스)가 나오는 즉시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과 연체율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세가 둔화하는 시점부터 사모신용 시장은 기업 자금조달 창구로서 진면목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매일경제가 주한유럽상공회의소와 함께 개최하는 GAII 2022는 '금리 상승기 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대체투자 전략'을 주제로 열리며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행사 참가 등록은 15일 마감된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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