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 "류준열 성장 느낄 수 있었고 김성철 연기게 소름끼쳐" [인터뷰M]
조선 '인조' 시절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라는 실록 한 줄에서 시작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영화 '올빼미'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인조'를 연기한 배우 유해진을 만났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멋진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유해진은 극중 '인조' 같은 거친 야성미를 잔뜩 풍기며 인터뷰 중간중간 빵 터지는 아재 개그를 곁들이며 영화 '올빼미'의 '인조'를 이야기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인연으로 17년 만에 다시 재회해 안태진 감독과 '올빼미'를 찍은 유해진은 "'올빼미'의 주요 촬영지가 부안이었다. '왕의 남자'도 거기서 찍었는데 당시에 너무 더웠었다. 돌바닥에 엎드려 촬영을 하면서 과연 이따가 살아서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번에 촬영을 하며 바닥에 엎드려있는 저를 위에서 바라보게 되더라.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17년 만에 옛날 생각도 났다"라며 옛날이야기를 했다.
'왕의 남자' 당시 안태진 감독은 조연출로, 유해진은 '육갑'을 연기하며 인연을 맺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안태진 감독은 거의 변한 게 없었다. 오래전이지만 함께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는데 며칠 전 언론시사를 할 때는 안태진 감독이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술만 많이 마셨다고 하더라. 엄청 긴장하며 얼이 빠져있던데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한다. 지금 생각하면 17년의 세월 동안 서로 잘 버텨온 것 같다"라며 긴 세월을 보낸 소감을 밝혔다.
작품에서 너무나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치밀하게 관객들을 옥죄는 긴장감과 함께 많은 호평을 받는 '올빼미'에 대해 유해진은 "저는 아쉬움이 있더라. 매번 영화를 보면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데 이번에는 확~ 샥~ 크~ 이래야 하는데 속닥속닥하고 응? 헉하고 하는 게 많아서 크고 넓은 샷이 많지 않은 게 좀 아쉬웠고 내 생각도 감독에게 전했다"라며 특유의 말투를 섞어가며 이야기해 웃음을 안겼다.
'올빼미'는 유해진과 류준열의 세 번째 호흡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이 벌써 세 번째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데도 관객들은 전혀 둘의 관계에 식상함을 느낄 수가 없다. 매번 새로운 관계와 설정으로 기대감을 높이는데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보고 나니 류준열의 성장이 더 느껴졌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류준열인데 에너지가 점점 강해지더라.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었고, 장애를 가진 역할인데 너무 잘 표현하더라."라며 칭찬을 했다. 앞서 언론시사 이후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류준열은 유해진의 칭찬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었다. 유해진은 류준열이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며 "기사를 보고서야 알았다. 눈물을 훔치다니, 류준열의 손버릇이 그렇다"라는 아재 개그를 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며 "언론시사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차에 와인이 하나 있더라. 류준열이 줬다고 해서 문자로 고맙다고 하고 촬영 잘 하라고 했다. 요즘 촬영을 하고 있어서 그날도 홍보 끝나고 바로 촬영하러 내려가더라"라며 후배의 일정도 챙기는 따뜻한 선배의 면모를 보였다.
히스테릭해서 광기를 보이는 '인조'의 연기에 소름이 돋았다고 이야기하니 유해진은 오히려 "저는 김성철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소름이 돋았다. 침을 맞고 피 흘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소름이 끼치더라. 평범한 대사도 너무 잘하고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던 배우고 그냥 무난하게 연기하겠지 생각했는데 저와 연기할 때도 그렇고 저와 연기하지 않은 장면도 영화로 보니까 너무 좋았다. 사극이지만 스릴러인 이 이야기에서 처음으로 세자가 죽은 모습이 등장할 때 호러물 같기도 하면서 그 장면 이후로 이야기가 힘 있게 진행되겠다는 생각이 들며 안도감이 들었다. 서 상궁을 연기한 분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라며 함께 연기한 다른 배우를 칭찬했다.
영화 '올빼미'를 촬영하며 단 한 신도 편하게 연기한 게 없고 매번 긴장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촬영했다는 유해진은 "이 작품은 즉흥적인 게 필요 없는 작품이었다. 애드리브가 필요한 영화도 있지만 이건 딱 갖춰져 있는 시나리오여서 대본에 충실하려 했다."라며 코믹한 작품과 달리 애드리브 없이 진중하게 모든 장면을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속 결정적인 반전을 가져오는 혼잣말 대사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이 대사를 관객이 들리게 해야 하는 건지, 아님 관객이 들을 필요가 없는 건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영화 속 주변 사람들은 못 듣는다치고 관객들에게만 들리는 설정으로 가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제자 주장을 해서 가게 된 장면인데 그 장면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라며 한 장면을 위해 많은 토론을 하며 촬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소현세자가 죽은 뒤 처절하게 우는 장면에 대해서도 유해진은 "아무리 권력이 눈이 멀고 질투에 눈이 뒤집힌 왕이라고 한들 피붙이의 죽음에 무감각할 수 있을까 싶더라. 그 부분을 찍을 때는 여러 감정을 담았었다. '내가 미쳤지'라는 자책도 분명 있었을 거 같고, 진짜 슬픔도 있었을 것이다. 어떤 감정일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했던 연기다. 촬영할 때 콧물도 흘리며 추하게 울었는데 영화에서 보니까 뒷모습만 나왔더라."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인조'의 마지막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세월이 흘러 많이 늙고 노쇠해진 '인조'의 모습에서 볼이 움푹 패어 한 번에 세월감을 느낄 수 있었던 모습에 대해 유해진은 "저도 그게 CG를 입힌 건지 너무 신기하더라. 특별히 그 장면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엄청 얼굴이 패여 보여서 보기 좋더라. 그 장면 연기를 할 때 얼굴에 경련이 되게 많이 일어났었는데 촬영감독이 그 장면을 잘 잡아내셨더라. 디테일한 표정까지 살 살아나서 좋게 보인 것 같다."라며 '역시 유해진!'이라는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이야기했다.
예능부터 다양한 장르의 영화까지 단짠과 웃음과 감동까지 고르게 선보이는 유해진은 "필모 관리를 안 할 수 없다. 한쪽 장르만 하는 것도 식상하고 가벼운 걸 했으면 좀 더 무거운 걸 하려 하고 말랑한 걸 했으면 다음엔 딱딱한 것도 하고 싶다. 하지만 일부러 그렇게 찾기보다는 일단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릴 수밖에 없다. 드라마도 언제든 할 생각이 있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예전에도 제안이 왔었고 '우리들의 블루스'도 할뻔했는데 영화 스케줄 때문에 못했다. 언제든 좋은 작품이면 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유해진은 "딱히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건 없는데 사람이 녹아있는 드라마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올빼미'는 11월 23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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