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락한 'FTX 제국', 내부 해킹설까지…'코인판 리먼사태' 우려
창업자 도피설까지…"악재만 가득, 당장의 시장 반전 어려워"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불리던 FTX가 자금 부족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면서 파산 신청을 한 가운데, 해킹까지 당하면서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킹이 '내부 소행'이라는 일부 가상자산 분석업체들의 주장이 나온 데다 FTX의 창업자 샘 뱅크맨 프리드의 '아르헨티나로의 도피설'까지 불거지면서 모럴해저드 논란도 거세다.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지 일주일만에 파산 신청으로 치닫으며 'FTX 제국'이 순식간에 몰락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FTX 사태를 두고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의 코인판으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FTX 침투한 해커, 최대 8700억원 자산 탈취…2450억원만 콜드 스토리지로
1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FTX팀은 우선 거래소에서 발생한 자금 유출건에 대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거래소 내 자금 유출은 지난 11일 FTX가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판산보호를 신청한 이후에 이뤄졌다.
FTX는 해킹 발생 당시에도 이전 유동성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출금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해커는 해킹을 통해 최대 6억 59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거래소에서 빼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마다 FTX 거래소 내 유출 추정액에 대해서는 조금씩 상이하지만 최소 4억7300만달러(약 6200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해커에 의해 탈취됐다.
우선 FTX팀은 거래소가 보유한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지갑인 '콜드 스토리지'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분석업체 엘립픽 따르면 이미 FTX는 많은 자금을 탈취당한 상태다. 이들은 약 5억1500만달러(약 6800억원)의 자산이 도난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1억8600만달러(약 2450억원)만 FTX가 콜드 스토리지로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콜드 스토리지로 이전된 가상자산에는 이더리움과 솔라나를 포함해 트론, 아발란체 등 다양한 코인과 토큰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신뢰 추락한 FTX…"해킹, 내부자 소행일 수도"
해커는 계속해서 탈취한 가상자산을 1인치 등 탈중앙화거래소(DEX)에 매도 중이다. 이에 앞서 탈취한 가상자산을 자금 동결이 불가능한 이더리움(ETH)과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로 전환하기도 했다.
해커의 이 같은 행동을 분석한 화이트 해커 집단에서는 '내부자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디마 부도린 해큰 CEO(최고경영자)는 "해킹 경험이 부족한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킹 자금 전송 수수료를 위해 크라켄에서 트론을 인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닉 퍼코코 크라켄 기술최고경영자(CTO)는 '해당 유저의 신원을 확인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 조재우 교수는 해당 메시지를 리트윗하면서 "이렇게 쉽게 특정될 정도면 전문 해커가 아닌 내부자일 가능성이 클 듯하다"라고 적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도 FTX팀 내부의 누군가가 해킹을 실행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FTX와 FTX US는 완전히 다른 보안 프로토콜을 가졌는데, 한 곳이 아닌 두 군데 모두 내부자가 아닌 해커에 의해 뚫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해커가 내부자 중에서도 고위직을 가진 내부자라는 추정이 여럿 나오고 있는데 이는 창업자인 샘 뱅크맨 프리드와 같이 FTX 내 고위직으로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안 체계가 다른 두 곳 모두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다만 FTX는 '미승인 거래'라는 표현을 쓰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서 주장하는 '내부자 소행설'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이 가운데 샘 뱅크맨 프리드의 아르헨티나 도피설까지 나왔다. 그가 탄 비행기가 바하마 수도에서 아르헨티나로 향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그에게 '아르헨티나행 비행기를 탔는가'라고 물었고, 그는 해당 질문에 "아니다. 바하마에 체류 중이다"라고 답했다. 바하마는 FTX 본사의 소재지다.
◇ 'FTX 사태'에 충격 받은 시장…"거시 경제 상황 나아져도 코인 시장 어려울 듯"
'FTX 사태'로 인해 시장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9일 FTX 내 '뱅크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최대 18%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추락에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들도 폭락한 바 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좋지 않은 거시 경제 상황이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들의 가격 추이는 FTX 사태로 인해 신뢰도와 함께 투자 심리까지 크게 꺾이면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FTX발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장 상황도 크게 반전을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13일 기준, 가상자산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8450억원으로 전일 대비 2%가량 줄었다.
향후 FTX에 있던 일부 물량이 해커에 의해 시장에 던져진다면 시장의 매도 압력도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커뮤니티에서는 FTX가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투자했던 솔라나 코인 외 여러 코인들의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샘 뱅크맨 프리드가 직접 개발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인 세럼 외 수십개의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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