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자체조사 결과 이달말께 개발자대회서 공개

황순민 2022. 11. 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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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와 관련해 이르면 이달 말 사고 발생 원인과 후속조치·재발방지대책 등을 업계에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사태로 데이터센터의 안전·보안과 재해복구의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사고 사례를 소상히 공개해 한국 정보기술(IT) 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사태 발생 이후 가동 중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사 진행 상황과 현안 등을 이사회에 공유했다. 카카오 경영진은 연례 개발자 공개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에서 별도의 공유세션을 만들어 사고 발생 원인과 개선책 마련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후 개선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콘퍼런스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12월 초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면서 "모든 항공규정은 피로 쓰였다는 말이 있다"며 "비행을 하며 일어난 수많은 사고 사례를 공유해 조금 더 안전한 하늘길이 이뤄졌다는 뜻이고, 우리 IT 산업도 이 길을 갔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현재 원인조사소위, 재발방지대책소위, 보상검토소위 등 3개 분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카카오는 장애 원인을 조사하는 소위원회를 외부 기술전문가인 이확영 그렙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겼고, 지난 2주간 서비스 장애 원인부터 장애 복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날 화재 발생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사회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남궁훈 재발방지소위원장 등 수뇌부와 카카오 사외이사진이 참석했다. 이날 안건과 별개로 외부 인사 영입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일단 새로운 각자대표를 선임하지 않고 홍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하지만 각자대표를 맡을 당시 홍 대표의 역할은 사회적 책임 강화에 집중됐던 만큼 과도기에 있는 내부 거버넌스 개선과 비욘드 코리아·모바일 등 경영전략 전반을 책임질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올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평소 이사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카오는 '먹통 사태' 피해 사례 접수를 마감하고 보상안 마련을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 일부 소상공인이 입은 피해 1만3000여 건에 대한 보상 기준과 지원금은 사고 서너 달이 지나 확정됐고, 보상 절차가 일단락되기까지는 사고 발생 후 333일이 걸렸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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