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건강 톡 '메디神'] 백내장 수정체 혼탁, 녹내장 안압 높아 발생

2022. 11. 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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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과 녹내장은 정말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하는 안과의 대표적 질환이다. 심지어 자신이 백내장인지 녹내장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진료실에서 볼 수 있다.

위 두 질환은 전 세계적 통계로 실명 원인 1·2위를 다투며, 고령에서 잘 나타나는 대표적 안과 질환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백내장과 녹내장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백내장은 우리 눈 속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 구조에 생기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카메라 렌즈처럼 투명해야 사물을 볼 수 있는데,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고 혼탁해지는 상황을 백내장이라고 한다. 원인으로는 노화, 외상, 염증, 수술,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 등이 꼽히는데, 선천적으로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노화는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기 때문에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하게 된다. 60세 이상에서는 어느 정도의 백내장이 모두에게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만 개인에 따라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정도나 양상의 차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백내장이 있다고 무조건 다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백내장이 시력을 저하시키고 생활에 불편을 유발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백내장 치료는 수술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깨끗이 제거하고 그 위치에 자신에게 알맞은 도수의 인공수정체를 넣어주는 방법으로 투명성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수술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가 깨끗한 인공수정체로 바뀌게 되면 백내장 발생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되며, 나아가 인공수정체의 선택을 통해 어느 정도의 시력 교정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개발돼 수술 후 돋보기 없이 책을 볼 수 있는 노안 교정 효과까지도 함께 누릴 수 있다. 다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모든 경우 무조건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 전 의료진과 잘 상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즉,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모든 사람에게 발생하는 수정체 혼탁이지만 모두에게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수술을 할 경우 대부분 백내장 이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이와 달리 녹내장은 40세 이상의 인구 약 3~4%에서만 발생하는 시신경 질환이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녹내장 발생 빈도가 증가해 80세 이상에서는 약 10%까지 유병률이 올라가지만, 모든 사람에게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또한 녹내장은 시신경에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백내장과 달리 회복될 수 없으며,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안약으로 안압을 낮춰 녹내장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데,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일부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안압을 낮춰 녹내장을 관리하게 된다.

이처럼 백내장과 녹내장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지만 간혹 이 두 질환이 서로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 백내장으로 인해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이 발생하거나, 폐쇄각 녹내장에 해당하는 경우가 바로 이것이다.

백내장 자체가 안압 상승의 원인이 된다면 백내장 수술을 해야만 녹내장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대부분 백내장 수술만으로도 폐쇄각이 해소돼 안압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녹내장 때문에 백내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이 경우에 해당할 수 있으니 잘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형원 연세의대 안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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