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악단의 대타 요청, 놓칠순 없었죠"
유럽체임버 단원 코로나 확진
방한 3일전 연락받아 연주
이달 초 4년 만에 내한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음악가가 있었다. 플루트 연주자 김유빈(25)이 그 주인공. 중장년 단원들 사이에서 20대 한국인 연주자의 앳된 얼굴은 객석 먼 곳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차이가 났다. 하지만 외모보다 그를 더 주목하게 만든 것은 공연장을 울리는 청명한 플루트 소리였다.
2015년 체코 프라하 춘계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김유빈은 이듬해 19세의 나이로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을 맡으며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9월에는 유럽 최대 경연으로 꼽히는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 플루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며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한국 오기 3일 전에 연락을 받았어요. 플루트 단원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급하게 자리를 채울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협연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형한테도 부탁을 했는지 따로 연락이 올 정도였어요."
지난 11일 내한 공연의 마지막 무대인 인천에서 만난 김유빈은 귀국 전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에서 세계적 관현악단과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체임버 오케스트라(소규모 편성의 관현악단)에서 연주하는 것도 처음이거든요. 인원이 적어지다 보니 내야 하는 소리도 달라져요. 연주하는 음악의 장르도 다르고요. 많이 배웠어요."
이미 7년 전 세계적 대회에서 우승하고 악단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는 김유빈이 콩쿠르에 재도전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가 다시 경쟁에 뛰어든 것은 더 오래 음악가의 삶을 보내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ARD 콩쿠르가 악단이 가장 바쁜 시기에 열렸거든요.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다 한 달 정도 준비하고 나갔죠. 그동안 노하우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 오히려 단기간에 준비한 게 효과적이었던 거 같아요."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적 영감을 탐구해나갈 계획이다. "플루트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저도 하면서 행복하니까 계속할 것 같아요. 유럽 음악가들은 복수 전공도 많이 하거든요. 플루트 연주자 중에 지휘를 전공하는 분들도 많아요.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죠."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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