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물량 3배↑…경쟁률 '반 토막'

올해 무순위 청약 미계약 수도권 7363가구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물량이 지난해 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청약 경쟁률도 2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기준금리 인상 랠리와 집값 하락 우려로 청약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물량이 지난해 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청약 경쟁률도 2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1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698가구)과 비교해 2.7배로 증가했다.

경쟁률도 줄었다. 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물량 경쟁률은 44.9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18.7대 1)에 비해 반 토막 났다. 서울 청약 담청자 미계약 물량도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미계약 물량은 371가구였는데 이달 10일까지는 1573가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경쟁률은 734.0대 1에서 143.7대 1로 5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인천도 442가구에서 1654가구로 4배 가까이 미계약 물량이 늘었다. 경쟁률은 16.3대 1에서 15.0대 1로 떨어졌다.

이는 무순위 청약에 나서려는 수요층 자체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지 무순위 청약은 로또 청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청약 통장을 쓰지 않아도 분양가 수준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가점 등이 낮은 젊은 층에서 특히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단지의 무순위 청약은 10회차를 넘어서는 등 좀처럼 분양 완료가 쉽지 않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도 14차례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5차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입지나 분양가 등의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진 청약단지로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사례다. 이 단지의 무순위 일반공급 청약으로 나온 1가구에는 무려 3만1780명이 몰렸다. 이 가구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최소 4억 원 이상 저렴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수도권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2배 이상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 등으로 분양시장이 냉랭해지면서 무순위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다"며 "오는 14일부터 무순위 청약 해당 거주 요건이 폐지되면서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많은 수요자가 몰리는 단지가 생기고 'n차' 무순위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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