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맞은 철강업계, 신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내년 상반기까지 철강 수요 약세 지속 전망
각 사, '친환경 제품 중심' 수익성 강화 나서
"내년 하반기엔 긴축 완화로 수요 개선 기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3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철강 시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부가 제품 판매 등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추진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3분기 별도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853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2757억원) 대비 74.7% 감소했다. 3사가 각각 올해 3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철강업계 부진은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달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한국의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2.3% 감소하리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내년 세계 철강 수요 전망치는 올해보다 1% 증가한 18억 1480만톤(t)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직전 전망치보다 6670만t 낮춰 잡은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영향을 반영해 이전보다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 전반적인 산업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금보다 고조되는 등 경제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철강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봤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내년 상반기엔 긴축 정책 등 다양한 경제 변수로 (철강) 수요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나 공급 확대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며 “긴축 정책이 다소 완화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수요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철강업계는 고부가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과 함께 배터리(이차전지)·친환경 관련 제품 등 신사업을 추진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니켈·리튬 등 핵심 원자재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광물-원료-소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 자체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2024년부터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를 생산하는 등 배터리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최근엔 탄소중립을 대표하는 브랜드 ‘그리닛’(Greenate)을 발표하고 친환경 강재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포스코는 이오토포스·이노빌트·그린어블로 대표되는 3대 친환경 강재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올해 640만t에서 2025년 85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중국 등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외 에너지 프로젝트에 쓰일 후판을 수주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국내 최초로 저탄소 선재 제품·전기로 활용 공정에 대한 글로벌 CFP(탄소 발자국 검증 제품) 사전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략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통해 친환경 사업장 구축과 경쟁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바이오매스를 60% 이상 사용한 컬러강판 ‘럭스틸 BM-PCM’도 내년에 상업화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안정 요소가 많아 철강 시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어려운 상황으로,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면서도 “친환경 저탄소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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