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반등한다는 반도체 업황..삼성·SK 대응책은

최영지 2022. 11. 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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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내년 2Q, 반도체 시장 저점찍고 반등"
업계 "올해 4Q 강도높은 재고조정 후 정상화 예상"
"투자·생산 축소 섣불러..내년 실적개선 집중해야" 지적
삼성·SK, 고부가 메모리 양산..인재채용·투자계획 고수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전 세계적인 구매수요 둔화로 반도체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르면 내년에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재고조정 후 수급·가격 안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선두업체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다시금 늘어날 수요에 대비, 감산 없이 제품 생산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빙하기 끝나간다..내년 2Q 메모리 가격 안정”

13일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빙하기가 끝나간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혹한기를 맞은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는 시점을 기존 예측보다 빠른 내년 2분기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측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사이 반도체 재고가 최고점에 이른 뒤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메모리는 수요·공급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인 만큼, 내년에 구매수요 둔화가 어느 정도 회복하며 업사이클(호황)을 맞을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8월 ‘반도체,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다운사이클(불황)을 예견했다. 이 영향으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하면서 결국 모건스탠리 예측이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모건스탠리 전망에 따라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오는 2024년쯤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반도체 업황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서버용 D램 수요도 약세로 전환하면서 올해 4분기부터 강도 높은 D램 재고 조정이 예상된다”면서도 모바일과 PC, 서버 등 전체 D램 재고·가격 정상화 시점을 내년 3분기로 내다봤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올 하반기 공급 과잉률이 10%를 넘어갔다. 하지만 일부 업체 감산 결정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수요는 인텔의 서버용 신규 CPU 출시로 응용처가 다변화하고 공정 미세화·난이도 증가로 과거와 비교해 공급물량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번 메모리 다운사이클은 과거보다 재고조정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커진 만큼 진폭과 주기가 짧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D램은 내년 상반기에 가격 하락세가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초저전력 LPDDR5X. (사진=SK하이닉스)
“삼성·SK, 기술개발·투자 멈추면 안돼”..고부가 D램·낸드로 반등 노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회복에 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기적인 메모리 가격 하락보다 내년 하반기 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운사이클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결국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라며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매출액은 줄어들 수 있지만, 경쟁사들의 생산량 감소로 전체 시장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경쟁력이 확인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원가경쟁력과 상대적인 이익 방어력뿐 아니라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단공정 생산능력의 지속적인 확대,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1Tb(테라비트) 8세대 V(버티컬)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번 낸드플래시 제품 적층 단수를 236단으로 추정한다. SK하이닉스 역시 세계 최초로 HKMG 공정을 통한 저전력·고사양 모바일 D램인 LPDDR5X 양산에 착수했다.

김 단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계획에 대해 “불황은 이제 시작인데 섣부른 면이 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은 여유인력 정비나 긴축 경영을 할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와 기술 개발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채용 축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결국 기술은 사람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라 경기 불황에도 적정 수준 인력은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8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올해와 비교해 3배 늘어난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기 투자계획을 내놨다. 향후 5년간 15조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공장(M15X)을 증설하겠다고 예고했다. 마이크론도 최근 미국 뉴욕과 아이다호 등에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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