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헤르손 완전 점령...美 "러와 협상은 우크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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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침공 직후 빼앗은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수복했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되찾은 건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에 빼앗긴 뒤 8개월만이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인근을 수색하던 중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박격포탄 수백 발과 군복, 통조림 등 군수물자를 발견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추격을 막으려 헤르손의 기반 시설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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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전력 재정비 위한 퇴각으로 분석
미국은 러시아와의 협상 종용설 일축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침공 직후 빼앗은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수복했다. 지난 2월 개전 이후 최대 전과란 평가가 잇따른다. 열세에 놓인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국은 “협상 주체는 우크라이나”라며 휴전 압박 의혹을 일축했다.
우크라이나는 12일(현지시간) 헤르손을 수복했다고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라며 “우크라이나 경찰이 도시 안정화 작업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헤르손 인근 60개 마을의 통제권을 회복했고 도시에 남아있는 총 2000여개에 달하는 지뢰, 부비트랩, 불발탄 등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손 수복은 우크라이나군 최대 전과 중 하나로 꼽힌다. 남부와 동부를 잇는 요충지인 동시에 크림반도의 상수원·전력발전원이라서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되찾은 건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에 빼앗긴 뒤 8개월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저녁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헤르손에 먼저 진입한 뒤 다음 날 경찰병력과 본대가 진입하며 탈환 작전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오전 5시께 헤르손 철수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3만여명의 병력과 5000여점의 군수품을 손실 없이 드니프로강 동편으로 옮겼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NYT에 따르면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인근을 수색하던 중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박격포탄 수백 발과 군복, 통조림 등 군수물자를 발견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추격을 막으려 헤르손의 기반 시설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르손에 남아있는 교량인 안토니우스키 다리가 폭파됐고, 도시 인근에 있는 댐도 일부 파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달아나기 전에 통신, 수도, 전기 등 주요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퇴각을 마친 러시아군은 전선을 재정비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의 주도를 헤르손에서 동쪽으로 177㎞ 떨어진 헤니체스크로 옮겼다고 발표했다. 퇴각이 되레 러시아군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전선이 교착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국방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프란츠 스테판 가디 선임연구원은 “역설적으로 헤르손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은 전선이 축소돼 방어 태세를 유지하기 더 수월해졌다”며 “예비군 훈련 및 순환 배치를 위한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정상화에 주력하는 동안 러시아군이 전력을 정비하길 원한다는 관측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크렘린궁에선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휴전을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협상 압박을 하도록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협상 압박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났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고, 블링컨 장관은 어떤 협상이든 시기와 내용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거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거나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외신에서 연달아 미국 당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종용하고 있다는 보도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원하는 영토를 얼마든지 무력으로 뺏을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있는 협상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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