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 철학 따르는 분들로” 민주평통 ‘물갈이’ 시사한 석동현

[윤석열 정부]‘물갈이\' 발언 논란 뒤늦게 알려져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지난 10월 14일 서울시 중구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취임식을 열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민주평통 유튜브 갈무리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지난달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에 동의하는 사람으로 자문위원을 재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3일 민주평통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석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열린 취임식에서 “제20기 민주평통 임기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그사이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고, 새 대통령께서 취임하셨다”며 “새 대통령님의 국정철학과 통일정책, 대북정책 등 기조에 충실하게 따르고 또 그 자문에 응할 수 있는 분들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을 재편해서 민주평통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와 평화통일 정책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동의하는 이들로 자문위원을 새로 꾸리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민주평통 제20기 자문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9월1일 위촉됐다. 국내외 인사 2만 명으로 꾸려진 이들의 임기는 2년이다.

검찰 출신인 석 사무처장은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뒤 정치에 입문했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지냈다.

그러나 민주평통은 통일에 관한 여론을 수렴하고 자문하는 사회통합적 기구라는 점에서 ‘자문위원 물갈이’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헌법 92조는 ‘평화통일 정책의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민주평통은 통일에 관한 △국내외 여론 수렴 △국민적 합의 도출 △범민족적 의지와 역량 결집 등의 구실을 수행한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