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 통과 왜 안됐나…특수본, 교통공사 관제팀장 소환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참사 직전 지하철 이태원역에 승객이 몰려 위기징후가 포착됐는데도 무정차 통과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오늘(13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 팀장 A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무정차 통과를 결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실제로 당일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추궁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센터는 열차 운행과 승객 승하차 현황 등을 점검하고 열차 고장이나 승객 폭주 등 긴급상황을 통제하는 곳입니다.

지하철 6호선을 운영하는 공사와 용산경찰서는 참사 당일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을 놓고 경찰과 진실공방을 벌였습니다.

공사 측은 참사 직전 경찰로부터 무정차 통과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쯤 지난 밤 11시 11분 이태원역에 무정차 여부를 문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사고 발생 37분 전인 오후 9시 38분 공사에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지만 공사 측이 정상 운영을 고집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특수본은 앞서 서울교통공사 본사와 이태원역 등지를 압수수색하고 일부 관련자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용산서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사 당일 무정차 요청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우선 확인한 뒤 과실 여부를 따질 방침입니다.

공사와 이태원역 측이 경찰로부터 무정차 통과 요청을 받고도 무시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정민 기자jmna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