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참 좋다”...구단주 정용진, 유통과 야구 엮은 시너지
SSG랜더스가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다음 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적었다. 지난해 초 야구단을 인수할 당시 “본업인 유통과 야구를 연결하겠다”고 밝힌 포부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신세계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한 건 지난해 1월이다.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의 결정을 이례적으로 보는 분위기였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분야 간 선순환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 때문이었다.
정 부회장은 선수 영입부터 직접 손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창단과 동시에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했고, 올해 들어서는 SK와이번스의 스타였던 김광현과도 손을 잡았다. 메이저리거를 2명이나 영입하는 데는 정 부회장의 지지가 컸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야구단 인수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진 않을까. 정 부회장은 구단의 연고지를 그대로 인천으로 유지하고, 스태프 고용도 100% 승계했다.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의 불안·동요를 막고, 혹여라도 있을 구단 팬들의 이탈까지 방지하겠다는 취지였다.
파격적인 시작만큼 구단 운영에도 열심이었다. 정 부회장은 1군과 2군, 육성 선수에 이르기까지 이름을 전부 외웠고, 선수 121명에게 SSG랜더스 명함과 사원증을 제작해 배부했다. 또 이들을 초대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다.
창단식에 99번 유니폼을 공개한 뒤 ‘응원단장’을 자처한 정 부회장은 올해에만 랜더스필드를 40번 이상 찾았다. 구단주인 그가 홈구장에서 치러진 72개 경기 중 절반 이상을 직관한 것이다. 구장 곳곳을 정비하며 선수·팬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 부회장의 열정에 힘입은 SSG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4대 3을 기록했다. 창단 2년여 만에 정규시리즈와 한국시리즈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구단의 성적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사업 호조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랜더스필드 식음료(F&B)의 월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67%가량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4월 랜더스필드에 140여종 상품을 판매하는 SSG랜더스 굿즈샵을 선보이기도 했다. 야구팬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전국 이마트 점포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고, 한정판 유니폼도 잇따라 품절됐다.
또 SSG랜더스가 프로야구 정규시즌 선두권에 올라선 작년 5월에는 노브랜드버거(86개점)의 매출이 전월보다 3% 증가하기도 했다. 구단의 연고지인 인천의 경우 지점 6곳의 매출이 11% 상승했다.
신세계 안팎에서는 SSG랜더스를 둘러싼 정 부회장의 열정이 그룹원들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도 한몫했다는 평이 나온다. 경기 우승과 매출 증대 등 눈에 보이는 성과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 간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도 해냈다는 것이다.
한 신세계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야구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팀원들과 SSG랜더스 경기를 응원하러 경기장에 몇 번 갔다”며 “그때 우리 회사 경기라는 소속감이 처음 들었고, 이후 그룹 차원에서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마다 들뜨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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