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사일 전력 강화 박차… 동북아 군비경쟁 기폭제 되나 [세계는 지금]
北 도발·中 위협 빌미 ‘안보 3대 문서’ 개정
공격 능력 넘어서는 반격 능력 확보 공식화
10년 내 장거리 미사일 1500기 확보 계획
美서 사거리 1250㎞ 토마호크 도입 논의
2030년까지 극초음속 유도탄 배치 구상도
주변국 긴장도 높아져 군비경쟁 촉발 우려
방위 장비 이전요건 연내 개정
자위대 외 판로확보 정부가 나서며
주변국과 군사 협력 강화 노림수도
반격능력 보유는 전수방위(專守防衛: 공격을 받았을 때만 무력 대응) 원칙에 따라 상대국 영토에 대한 공격은 미군에 일임했던 일본 방위정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반격능력의 초점은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국에 대한 타격을 최대화하는 것이어서 원거리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전력 확보가 핵심이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사정거리 1250㎞ 이상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구입을 미국과 협의 중이며 순조롭게 진행돼 최종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산 미사일을 개량해 실전배치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1991년 걸프전, 2011년 리비아 공습과 같은 실전성능이 확인된 토마호크 미사일을 수입해 단시일 내 전력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아사히신문은 “개량된 12식 지대함유도탄이 배치되면 중국 본토, 대만해협의 일부 지역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온다”며 “일본이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선언하면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또 음속(시속 235㎞)의 5배 이상으로 변칙궤도 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방위성은 최근 3단계 장거리 미사일 도입안을 수립해 △1단계 토마호크 배치 △2단계 12식 지대함유도탄 개량 후 △마지막 3단계인 2030년까지 극초음속 유도탄을 배치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계획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다수 보유한 북한, 중국, 러시아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억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022년판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최근 변칙궤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2020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운용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러시아는 2019년 실전배치 했다. 현재의 요격 시스템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중심 반격능력 확보가 다시 상대국을 자극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반격 대상에 공격 원점(原點)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국 미사일 기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지휘통제기능 포함도 고려 중이다. 최소한의 제한적 반격이 아니라 전면 공격의 의미가 될 수 있다.
군사대국 일본이 과거 족쇄를 풀고 방위장비 이전 요건을 완화해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정부는 연말 개정을 목표로 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NSS)에 방위장비 이전 요건을 완화하는 걸 명시하고 중고 전차, 미사일을 다른 나라에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중고 전차, 미사일을 이전 대상 품목에 추가하고 우크라이나처럼 부당한 침략을 당한 나라에 신속하게 장비를 제공하는 체제도 검토한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타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위대가 사용하는 장비를 쓰는 국가와는 훈련, 부대 간 연계가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방위장비 수출을 국가 주도로 한다는 방침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산업체가 자위대 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 경영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수출 교섭 단계부터 정부가 적극 관여하고, 민관이 합동으로 수출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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