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톰 행크스 실존인물, 파리 공항서 사망···향년 7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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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준 이란 국적의 남성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18년간 망명객 생활을 한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리는 12일(현지 시간) 정오께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2층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밝혔다.
나세리는 공항 터미널에 머물며 쓴 일기를 엮어 '터미널 맨(The Terminal Man)'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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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에서 거액 받고 떠났으나 숨지기 몇 주 전 공항으로 되돌아와
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준 이란 국적의 남성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18년간 망명객 생활을 한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리는 12일(현지 시간) 정오께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2층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밝혔다.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세리는 이란에서 왕정 반대 운동을 하다가 1970년대에 여권 없이 추방됐다.
1986년에서야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고 벨기에에서 거주하던 나세리는 1988년 어머니가 사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기차역에서 난민 관련 서류가 든 가방을 분실했다고 한다.
이어 파리 공항 출국심사는 무사통과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렸지만 난민 서류가 없어 입국이 불허됐고, 다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이송됐다.
프랑스 당국도 그를 추방하려 했지만 ‘무국적’ 상태인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그를 공항 터미널에 방치했고, 결국 그는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살게 됐다.
그러나 나세리가 공항에서 머물게 된 정확한 경위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란은 당초 그를 추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9년 프랑스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공항에 머물기를 선택했다.
나세리는 스스로를 ‘알프레드 경(Sir Alfred)’라고 부르며 공항 내 일정 공간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았다. 그는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서 잠을 자고 직원 시설에서 샤워를 하며 생활고를 해결했다. 자신의 짐을 실은 공항 수하물 카트에 둘러싸인 채 신문을 읽거나 일기를 쓰며 소일하는 일상은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나세리는 공항 터미널에 머물며 쓴 일기를 엮어 ‘터미널 맨(The Terminal Man)’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에 영감을 받아 2004년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을 제작했다.
제작사 드림웍스는 영화화 판권으로 나세리에게 수십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세리는 2006년 공항을 떠나 프랑스의 보호소, 호텔 등지를 전전하다 사망 몇 주 전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AFP 통신은 고인에게서 수천 유로(수백만 원)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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