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 "첫 왕 역할 도전, 섹시한 '인조'위해 현장에서 말 아껴" [인터뷰M]
조선 '인조' 시절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라는 실록 한줄에서 시작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영화 '올빼미'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인조'를 연기한 배우 유해진을 만났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멋진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유해진은 극중 '인조' 같은 거친 야성미를 잔뜩 풍기며 인터뷰 중간중간 빵 터지는 아재개그를 곁들이며 영화 '올빼미'의 '인조'를 이야기했다.
데뷔이래 처음으로 왕 역할을 연기한 유해진은 "걱정을 했었다. 대중들이 저에게 갖고 있는 이미지가 친근하고 서민적인 것인데 과연 받아들일 수 있으까 싶더라. 특히 첫 등장이 중요했는데 저의 모습을 보고 웃으면 어떡하나 싶더라. 극이 진행되면 내용상 믿어주겠지만 초반에 부작용이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라며 걱정과 고민이 많았던 배역이었음을 이야기했다.
유해진은 안태진 감독에게 "왜 하필 나냐? 내가 왕을 해도 괜찮겠냐?"은 질문을 했었다고 하며 "안태진 감독은 누가 해도 왕은 비슷비슷한 이미지일 것 같은데 내가 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올 것 같아서 제안했다고 하더라. 일반적인 왕이 수염을 정갈하게 길고 바른 자세로 곤룡포를 입은 모습이라면 저는 수염도 짧게 하고 곤룡포도 풀어 헤치고 자세도 왕답지 않게 연기했다. 제가 왕이라면 그랬을 거 같았다. 매일 정자세로 '어험~' 하고 있었을까 싶었다. 처음에는 수염을 더 얌생이처럼 하려고 했는데 그건 너무 아니더라."라며 의상과 분장에서도 지금껏 보지 못한 '인조'를 위해 신경 썼음을 밝혔다.
유해진은 "제가 왕을 연기해야 해서 몇몇 장면들은 설정을 바꿨다. 관객들이 저를 받아들일 준비할 시간을 줘야겠더라. 첫 등장도 궁 뒤에 있다가 싹 나타나는 것이었는데 일부러 앉아 있는 모습부터 등장하게 했다. 또 '이형익'에게 후반부에 귓속말을 하는 장면도 원래는 정자세로 하는 건데 일부러 '뒷구멍'으로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내자며 구도를 바꿨다. 그런 장면이 하나하나 합쳐지면 왕답지 않은 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작품 전반에 걸쳐 캐릭터를 빌드 업하기 위해 장면마다 신경을 썼음을 이야기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조'는 많이 등장했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인조'를 연기하며 모델로 삼거나 참고한 게 없다는 유해진은 "모델을 삼고 싶지 않았다. 일부러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았다. 심지어 역사 공부도 깊이 있게 하지 않았다. 역사에 있는 '인조'를 재현한 게 아니라 영화의 '인조'를 연기한 것. 가상의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라며 어차피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스토리이기에 가상의 등장인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 저만의 색을 갖고 싶었다. 누구의 연기를 참고하게 되면 그 사람은 이렇게 했는데 나는 이렇게 해도 되나? 착각하고 혼란스러울까 봐 참고하지도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사극의 고증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콘텐츠들이 많은 상황에 대해 유해진은 "역사의 기록에서 출발을 했지만 역사를 그대로 담은 내용은 아니다. 역사 속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게 있다면 그 부분은 사실 그대로 가감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감독과 했었다. 사실은 사실대로만 가야 논란을 피할 수 있고, 그 외의 상상의 부분은 편하게 하자고 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믿고 보는 유해진의 연기는 '올빼미'에서도 빛이 났다. 특히나 구안와사가 와서 얼굴 한쪽에 경련이 오는 장면도 연기로 해내며 어떤 근육도 연기를 위해서라면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능력을 보였다. 유해진은 "특수분장을 제안하던데 그렇게 하면 연기에 제약이 올 것 같아 직접 해봤다. 어릴 때 주변에 구안와사를 앓으신 분의 기억도 더듬었고 아버지도 약하게 풍이 오셔서 자세히 봤기에 그런 연기는 할 수 있었다. 찡그린 표정에서 감정도 드러났다고 하시던데 그거야 뭐 심리적인 걸 표현해야 하는 장면에서는 당연한 거 아닌가."라며 겸손한 이야기를 했다.
유해진이 연기한 '인조'는 욕망과 질투, 권력욕에 대한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유해진은 "영화 내용대로라면 '인조'는 정말 인간성이 바닥인 사람이다. 관객이 보기에 '인조'로 생각되려면 제가 신이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만의 '인조'를 보여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야 상황에 녹아있을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고, 그 결과를 보고 유해진만의 색깔이라고 표현해 주는 것 같다"라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히스테릭한 모습, 광기 어린 모습까지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에 어떤 관객들은 유해진의 '인조'를 섹시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 유해진은 "영화 스태프마다 저에 대한 기억이 다를 것이다. 어떤 현장에서는 '유해진 너무 재밌었어'라고 이야기할 거고 어떤 현장에서는 '말도 한마디 없더라'라고 할 것. 이번 현장은 말 한마디 없었다. 영화의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캐릭터 때문에라도 많이 진지했고 잘 안 섞이려고 했다. 현장에서 까불다가 슛 들어갈 수는 없는 거 아니냐."라며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작품에서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9월 개봉한 '공조 2: 인터내셔날'로 698만 관객을 동원한 유해진은 "9월만 해도 어렵다가 다시 극장이 활기를 찾으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너무 감사한데 지금 또다시 극장가가 침체기인 거 같다. 다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올빼미'는 저에게 많이 소중한 작품이다. 특별한 경험을 했고, 돌이켜봤을 때 생각나는 작품일 것. 왕을 시켜준다고 해서 얼른 했다. 언제 또 제가 왕을 해보겠나. 이 작품으로도 배우, 제작진, 관객이 모두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영화의 관람을 당부했다.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올빼미'은 11월 23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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