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도발’ 北에 영향력 행사 불분명”… 비핵화와 제제 사이 딜레마 [특파원+]

이귀전 2022. 11. 13. 13: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을 제어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는 불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 핵문제 대응 카드로 '역내(동아시아) 군사력 증강'을 꺼내들었지만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제제 사이에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중앙당교 교수 “中 정부와 언론 ‘북핵 문제’ 언급 안 해”
제재 결의안 거부권 행사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지지’ 모순

중국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을 제어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는 불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 핵문제 대응 카드로 ‘역내(동아시아) 군사력 증강’을 꺼내들었지만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제제 사이에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북한 문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瑰)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성명이 더 모호해지면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비관적”이라며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막는 데 있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군복 차림으로 군사위원회 합동작전지휘센터(CMC)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장 교수는 “자세히보면 중국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에서 더 이상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그들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언급했지만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과거에는 북한에 핵이 상대가 날 공격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 자주국방의 문제였지만 이제 나를 위협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미 핵을 소유하고 있고 핵 사용에 대해 더 적극적이기 때문에 기동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면서도 대북 제재는 반대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지난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으로 5월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을 당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모순된 발언은 지속하고 있다.
미국이 대북 견제와 동시에 대중국 견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역내 군사력 증강 카드를 꺼내들 경우 대만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미·중간 긴장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매체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4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개최 자체가 양국간의 긴장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자 사설에서 “미국은 ‘가드레일(미·중관계의 탈선을 막는 장치)’ 설치를 제안한 데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호 ‘레드라인’ 제시 등을 거론했다면서 표현만 다를 뿐 양국 간의 극심한 대립 또는 충돌을 피하자는 의미는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어떤 논의가 이뤄지건 간에 중·미 정상이 앉아서 대화하는 것은 현 상황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면서도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중심에 있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여서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관계 격상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견제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지난 12일 열린 제10차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타임즈는 “미국과 아세안 관계의 걸림돌은 미국 그 자체로 미국의 변화하는 정책 때문에 약속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공동성명은 아세안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과 의지를 어느 정도 보여주지만 확실한 성과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