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 공소장 `정영학 녹취록`과 정면 배치…물증 제시해야"

임재섭 2022. 11. 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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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통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검찰의 영장을 보면 (대장동게이트 핵심인물인)김용·정진상·유동규 세 사람이 김만배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인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검찰이 그동안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삼고 있던 '정영학 녹취록'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의 영장은 유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에 의존한 것일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지난 11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2020년 10월 30일 정영학 노래방 녹취록' 전문을 보면 유동규·정영학·김만배 세 사람은 경기도 분당의 한 노래방에서 만나 대장동 배당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하고 법적 절차까지 의논했다"며 "녹취록 안에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오히려 박영수·곽상도·권순일·조재연·최재경·홍선근·김수남·윤창근·이기성(박영수 인척) 등 일명 '50억 클럽'과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의 실명이 거론돼 있다"며 "무엇보다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유동규 단 한 명임을 명백하게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욱이 700억 원에 대한 실소유주 소송을 하면 김만배가 재판 합의금 명목으로 700억 (세후 428억)을 남욱에게 전달하고, 남욱이 유동규에게 이 돈을 전달하는 것으로 입을 맞추는 내용이 나온다"며 "김만배는 이 과정에서 남욱이 중간에서 가로채지 않을지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만약 이 돈이 정진상·김용에게 전달하는 뇌물성 자금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추리했다.

그는 "검찰 역시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수사를 해왔다"며 "유동규가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700억 원을 수수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하고 2021년 10월 21일 유동규를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60차례 이상 재판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수사 검사들이 바뀌자 '정영학 녹취록' 내용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인사로 대장동 수사팀이 박영수 특검단 출신 검사들로 재편되면서 이런 양상이 두드려졌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고형곤,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 호승진 부부장검사 등을 직접 거명했다.

나아가 "게한명숙·라임 사태 수사에서 조사실로 증인을 불러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혐의로 위증교사 및 향응 접대 의혹의 감찰 대상자이던 반부패수사1부 엄희준 부장검사를 대장동 수사의 부장검사로 임명했다"며 "이렇게 수사 검사들이 교체된 후 검찰은 뒤바뀐 유동규의 진술만을 근거로 '천화동인 1호'가 정진상·김용·유동규 3인방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핵심 증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을 스스로 뒤집고 자신들이 작성한 공소장마저 부정한 만큼, 뒤바뀐 주장에 필적하는 객관적인 물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증거는커녕 관련자들의 진술조차 맞춰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열린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의 한 명인 정영학마저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측(정진상·김용) 지분 아니냐는 물음에 '기억이 없다'고 증언 했다"며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김 대변인은 "만약 검찰이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동훈, 이원석, 송경호, 고형곤, 엄희준, 강백신, 정일권, 호승진 등의 이름은 '조작 수사'를 위해 1년 넘게 진행된 검찰의 수사 결과마저 뒤집은 인물들로 후배 검사들과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의 주장은 그간 알려진 다른 녹취록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다툼의 여지가 있어,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해 9월 27일 검찰에 제출된 정영학 녹취록에서는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 내 것 아닌줄 다들 알지 않느냐.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김만배 변호인은 다음달인 지난해 10월 9일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허위 사실을 포함하기도 했다"면서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소유로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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