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대응 주목할 기술 1위 ‘백신과 치료제’...”정부 전문가 의견 반영했지만...정치 판단 우선해”

박근태 기자 2022. 11. 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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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림원-공학한림원 공동 설문조사 결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제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명 GBP510) ⓒ 뉴스1

국내 공학계와 의학계 리더들은 다음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가장 우선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 예측 조기경보 기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기술, AI기반 실시간 질병진단 기술,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 분석 기술도 확보해야 할 기술로 꼽았다.

두 분야 리더 10명 중 8명은 정부 정책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답했지만 10명 중 6명은 정부가 방역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정치적 판단을 더 우선시 했다고 답했다.

한국공학한림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3일 두 기관 회원을 대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엔데믹 시대 주목할 기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음 감염병 사태를 막기 위해 공학과 의학의 협력 모델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두 한림원 소속 회원들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특별위원회는 설문조사에 앞서 네 차례 회의를 열어 주목할 만한 기술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특별위원회는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문항에 들어갈 기술 후보로 총 16개 기술을 꼽았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세계경제포럼(WEF) 등 국내외 권위 있는 기관이 코로나19 기간 중 선정한 엔데믹 시대 주목할 기술들 가운데 환자 치료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진단, 방역, 치료와 관련된 16개 기술들을 후보로 골라냈다.

응답자들은 기술 선도성, 경제적 파급효과, 공익적 효과, 의학과 공학의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주목할 기술을 복수 응답 방식으로 뽑았다.

이달 10월 6일부터 22일까지 두 기관 회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 조사에는 두 한림원 소속 회원 230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 6.1%P다.

다음번 위해 가장 주목할 기술은 ‘백신과 치료제’

먼저 네 개 지표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 순위를 매긴 결과 두 한림원 회원들은 ‘가장 주목할 기술’ 1위로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 기술’(48.5%)을 꼽았다 2위는 ‘감염병 확산 예측ㆍ조기경보 기술’(39.9%), 3위는 ‘AI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기술’(31.5%), 4위는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 기술’(30.5%), 5위는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ㆍ분석 기술’(24.4%)로 나타났다.

엔데믹 시대를 확보해야 할 선도적인 기술이자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로 ‘팬데믹에 대응할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공익적 효과가 가장 큰 기술로는’감염병 확산예측 조기경보 기술’을, 의학과 공학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 진단 기술’을 꼽았다.

지표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선도성을 기준으로 가장 주목할 기술로 응답자의 61.0%가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 기술이라고 응답했다. 그다음으로는 감염병 확산예측ㆍ조기경보 기술(48.4%),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 진단 기술(31.4%), AI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기술(30.6%),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ㆍ분석 기술(26.6%)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로 응답자의 59.6%가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 기술이라고 응답했다. AI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기술을 꼽은 응답자는 40.6%, 감염병 확산예측ㆍ조기경보 기술은 31.4%,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 진단 기술은 28.1%,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꼽은 응답자는 27.0%로 조사됐다. (붙임1 참고)

사회적ㆍ공익적 효과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로 51.2%가 감염병 확산예측ㆍ조기경보 기술이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뽑은 응답자는 48.5%,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 진단 기술은 25.3%, 실내 방역시스템 기술은 22.3%,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ㆍ분석 기술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9.2%로 집계됐다.

의학과 공학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술로 응답자의 37.3%가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 진단 기술을 꼽았다. AI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기술이라고 꼽은 응답자는 36.1%, 감염병 확산예측ㆍ조기경보 기술 28.7%,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27.5%,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ㆍ분석 기술을 꼽은 응답자는 26.5%를 차지했다.

팬데믹 대응을 위한 백신과 치료제 기술의 경우 기술적 선도성과 경제적 파급효과, 사회적ㆍ공익적 효과 측면에서 공통으로 주목할 기술로 꼽혔다. 감염병 확산예측ㆍ조기경보 기술은 사회적ㆍ공익적 효과와 기술적 선도성 측면에서 공통으로 주목받았다.

10명 중 8명 ‘전문가 의견반영’...”정치판단 더 우선” 의견 많아

이번 조사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국내에서 이뤄진 대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포함됐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판단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79.9%가 반영됐다고 답해 정부 정책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 54.5%는 정부가 방역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정치적 판단이 더 우선시 됐다고 답했지만, 37%는 전문가 의견이 우선시됐다고 답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한림원 회원들은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전문가 역할에 대해 91.3%가 역할을 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의료분야 대응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90%가 잘했다고 평가한 반면, 공학 분야 대응은 54.7%만이 잘했다고 평가해 상대적으로 공학 분야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응답자의 33.6%는 공학 분야 대응을 잘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기간 중 의학과 공학의 협력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 51.3%는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41.1%는 협력이 이뤄졌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현재 상황을 묻는 질문에 엔데믹 상황으로 진입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7%, 엔데믹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답한 응답자는 45.1%로 나타나 92.1%가 팬데믹이 끝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학한림원 소속 응답자 중 가장 많은 52.2%가 엔데믹 상황으로 진입했다고 대답했지만, 의학한림원 응답자 중 가장 많은 53.6%가 과도기 상황이라고 답해 공학계와 의학계가 현 상황에 대한 약간의 인식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융합적 사고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융합적 혁신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인류는 앞으로 급격한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종류의 감염병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를 살아갈 것”이라며 “막혀있는 칸막이를 헐어내고, 의학과 공학이 협력하는 융복합 연구개발(R&D)을 위한 제도 개선과 경계를 허무는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으로 ‘융합적이며 열려 있는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공학한림원과 의학한림원은 앞서 2020년 7월 코로나19의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코로나19 대응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월에는 특별위원회의 연구 결과를 대중에 공개하고 의학과 공학의 협력 사례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기관은 이달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엔데믹 시대의 의학과 공학, 함께 창출하는 혁신 경쟁력’을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고 이번 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올해 포럼에서는 향후 나타날 또 다른 팬데믹 상황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관해 공학계와 의학계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한다.


순위
기술 목록
선도성
경제적 효과
사회적
공익성

공학의학 시너지
평균

1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 기술
61.0
59.6
48.5
25.0
48.5

2
감염병 확산 예측ㆍ조기경보 기술
48.4
31.4
51.2
28.7
39.9

3
AI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기술
30.6
40.6
18.6
36.1
31.5

4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 기술
31.4
28.1
25.3
37.3
30.5

5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ㆍ분석 기술
26.6
25.4
19.2
26.5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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