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스미스소니언에서 전시하고 싶다”

2022. 11. 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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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은 수십년간 적극적으로 수집한, 굉장히 뛰어난(ambitious) 소장품이다. 이건희컬렉션 미국 투어에 스미스소니언이 포함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립중앙박물관과 논의중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내년 국내 순회전이 끝나면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2026년 시카고미술관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다.

스미스소니언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논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을 만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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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 美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관장 인터뷰
“이건희컬렉션은 야심 넘치는 컬렉션”
2023년 현대미술전용관 개관…첫 전시는 박찬경
2024년 서도호 작품 미술관 앞마당 설치 예정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체이스 F. 로빈슨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관장. [사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건희 컬렉션은 수십년간 적극적으로 수집한, 굉장히 뛰어난(ambitious) 소장품이다. 이건희컬렉션 미국 투어에 스미스소니언이 포함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립중앙박물관과 논의중이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 중인 체이스 F. 로빈슨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The 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Asian Art, 이하 NMAA) 관장은 11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우리는 아시아미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 대표 미술관으로, 아시아미술 전문 큐레이터와 보존처리사가 있다”고 전문미술관으로 강점을 강조하면서 “앞서 2019년 ‘한국의 불상전’과 올해 ‘한국의 치미 전’을 거치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만큼 대여전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건희 컬렉션은 내년 국내 순회전이 끝나면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2026년 시카고미술관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다. 스미스소니언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논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을 만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1923년 세워진 NMAA는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는다. NMAA는 당시 철도계 거물이던 찰스 랭 프리어가 기부로 시작한 박물관으로, 중국, 인도, 일본, 한국, 이슬람, 이집트 유물을 비롯 제임스 휘슬러와 같은19세기 후반 미국 작가 작품도 컬렉션에 포함돼 있다. 설립때 1906점으로 시작해 현재는 4만6000점에 달하는 방대한 소장품을 자랑한다. 중국 도자기, 일본 판화 비중이 높고 한국 컬렉션은 1000점에 약간 못미친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고려 청자, 조선 백자와 고려 불화가 있다.

NMAA측은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하게 된다면 설립자인 찰스 랭 프리어의 컬렉션과 공명하며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프리어가 당시 현대미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통미술을 수집했고, 이건희 컬렉션은 전통 문화재, 현대미술작품, 서양미술 등 20-21세기 현대미술과 고미술을 수집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컬렉션’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Harmony in Blue and Gold: The Peacock Room,” 1876–1877. James McNeill Whistler / Freer Gallery of Art, Smithsonian Institution, Washington, DC: Gift of Charles Lang Freer

100주년을 앞두고 NMAA는 동시대 아시아미술로 그 범위를 확장한다. 체이스 관장은 “지난 10년간 현대 사진을 컬렉션하는 등 소장품 확대에 주력해왔다. 앞으로는 모던과 컨템포러리 부분을 적극적으로 다루려 한다. 내년엔 현대미술전용 전시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그 첫 전시로 박찬경의 미디어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박찬경 개인전을 비롯해 2024년엔 서도호의 작업을 미술관 앞마당에 설치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이 스미스소니언역 지하철에서 나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위치다.

이처럼 한국 현대미술가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야 당연히, 한국 미술이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짧게 답한 체이스 관장은 “미국 내 중국과 일본 미술은 소장품도 많고, 지난 수 십년간 미술사 연구도 진행됐고 그 기록도 많다. 한국 미술은 아니다. 스테레오타입이라고 할지라도 일본은 판화, 중국은 풍경화 이런 개념이 성립되어 있는데 한국미술은 그런 것이 없다. 우리 박물관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NMAA는 처음으로 한국미술전담큐레이터를 내년 채용한다.

100년 역사의 박물관은 새로운 100년을 앞두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유물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한다. 근현대작품 확대도 같은 맥락”이라는 체이스 관장은 강의, 전시관련 퍼포먼스, 행사 등을 그 예시로 들었다. 박물관은 내년 5월 설립 100주년과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2주간 축제를 개최한다. 음식,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를 함께 나누고 경험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의 역할은 다리를 놓는것(Briding)입니다. 오랜 유물과 역사, 그리고 현재의 문화를 말이죠”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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