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감성 읽는 AI로 고객경험 혁신…내년 상반기는 출시 가능"
'의미 추출 영상 추천 서비스' 평가단으로부터 좋은 반응 얻어
LG유플, 독자AI서비스는 늦었지만 역량은 충분
전병기 LG유플러스(032640) AI·데이터사이언스담당(상무)은 1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사용자의 말에서 의미를 추출해 영상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충분히 출시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LG유플러스와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힘을 합친 결과이다.
같은 검색어 입력해도 추천 결과물은 사람마다 다르게
전 상무는 “고객들이 추천 서비스를 이용하는 패턴을 보면 대부분이 콘텐츠명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라며 “우리는 이같은 패턴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존 영상 검색은 영상에 적합한 키워드를 사람이 직접 달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키워드 선정이 주관적이었다. 특히 입력한 키워드 외에는 검색이 되지 않아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예를 들어 ‘무서운’ 태그를 관리할 경우, ‘으스스한’이 포함된 리뷰는 검색 결과에서 제외된다.
LG유플러스와 업스테이지가 만든 AI 추천시스템은 문장에서 사람의 감정과 의미를 추출한다. 전 상무는 “‘비 오는 날 보기 좋은 영화’라고 하면 기존에는 절대 검색되지 않았다”라면서 “우리가 만든 AI 추천시스템은 우리가 제휴한 콘텐츠사와 협력해 리뷰, 별점, 영화 소개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해 태그를 뽑아낸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해당 개념증명(PoC)은 평가단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AI가 뽑아낸 추천 콘텐츠가 사람들이 원하는 감성의 콘텐츠와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전 상무는 “현재는 이를 사용자경험(UX)적으로 어떻게 녹여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며 “셋톱 출시 시기 등을 고려해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처음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검색부터 시작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구독 플랫폼 ‘유독’,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 아이들 플랫폼 ‘아이돌플러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전 상무는 “같은 액션 영화라고 하더라도 액션 영화를 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냐”이라며 “같은 검색어를 넣더라도 개인에 맞춰 다른 결과를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이라고 말했다.
“AI자체 브랜드 서비스 늦었지만 역량을 충분해”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익시’(ixi)라는 인공지능(AI) 서비스 통합브랜드를 공개하고 스포키의 스포츠 경기 승부예측, AI콜센터(AICC) 서비스, U+tv 콘텐츠 추천 고도화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KT가 이미 5~6년 전 자체 브랜드를 내놓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행보다. 그간 LG유플러스는 자체 AI 브랜드를 키우기보다는 네이버 ‘클로바’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하는데 집중해왔다.
전 상무는 “LG유플러스가 항상 중요시하는 것이 고객경험 혁신, ‘찐팬’인데 고객의 니즈를 찾아 해소하려고 해도 파트너사의 로드맵이 있다 보니 즉시 적용이 어려웠다”며 “결국 자체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며 2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내부적 역량은 충분하다는 것이 전 상무의 설명이다. 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시작해 SK텔레콤, SK플래닛, 이베이 코리아 등을 거쳐 올해 LG유플러스에 합류한 전 상무는 “LG유플러스의 모든 고객들에 대한 정보가 모두 구축돼 있었다”며 “LG AI 연구원 등 그룹사간 다양한 투자와 기술 개발이 이뤄진다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U+tv나 아이들나라 등 플랫폼에 들어가는 AI 추천 시스템은 세계적인 AI 석학인 이홍락 미시간대 교수 등 LG AI연구원 주요 인력들이 같이 합류했다. AICC 역시 구축형은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물론 LG유플러스 자체의 연구·개발 역량도 지속적으로 확충, 현재 약 160~170명의 AI 관련 인력이 있으며 향후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다음 스탭이다. 예를 들어 AI 스포츠경기 승부예측 서비스는 스포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도구’이지만, 네트워크 쪽에서는 장애를 사전 예측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지능형 cctv 기술을 활용해 무인매장에서의 비상 상황을 탐지해 대인서비스를 제공해주게 하거나 건설 현장 등에서 작업자들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전 상무는 “특정 기술이 우월하다고 대결하는 시기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을 최적화해 사업적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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