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충북 2027년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 성공

투표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14-7로 제치고 유치 확정
스포츠 인프라 확대 등 경제 파급효과 2조 7000억원 기대
충청권 지방정부, 중앙정부 지원 업고 똘똘 뭉쳐 이뤄낸 예상 밖 쾌거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이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유치에 성공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슈타이겐베르거 윌처스 호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2027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남·충북)를 확정했다.

12일 오후 벨기에 브위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장에서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충청권 단체장들과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유치추진위원회 제공

충청권은 FISU 집행위원들의 현장 투표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14-7로 제쳤다. 미국은 대학 스포츠 역사가 깊은 데다 경쟁 상대인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마이클 조던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배출한 강력한 경쟁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을 깬 결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1997년 무주 동계· 2003년 대구 하계· 2015년 광주 하계에 이어 역대 네번째로 유니버시아드가 열리게 됐다. 이번 대회유치는 역대 국내 개최가 한 지자체 단독으로 추진한 것과 달리 충청권 4개 시·도가 똘똘뭉쳐 손 잡고 스포츠 강국과의 경쟁을 이겨낸 협력의 결과여서 큰 빛을 발한다.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제 종합스포츠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충청권은 이날 투표에 앞선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스폰서십에 기반을 둔다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달리 한국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대회를 개최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소개했다. 개발도상국 참가 선수 등에게는 참가 비용 혜택을 일부 제공하고 모든 참가국의 안전하고 원활한 출입국을 지원하는 등 ‘열린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점도 부각했다.

김태흠(오른쪽)충남도지사와 최민호(왼쪽)세종시장,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12일 벨기에 브뤼셀 FISU 총회장인 윌처스 호텔에서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를 확정하고 자축하고 있다.

◇체육인프라 확충, 지역 경제 파급효과 2조 7000억원 기대

충청권은 4개 시·도 공동 개최로 비용을 분담하면서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직·간접 지역 경제 활성화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를 통해 ‘젊은 충청’ 이미지를 부각하고 체육 인프라를 확장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2년마다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는 세계 대학생 스포츠 최대 축제로 올림픽과 더불어 양대 국제 스포츠 종합 경기대회로 꼽힌다. 2027년 8월 대회에는 150개국 선수단 1만여 명이 참가해 18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충청권 단체장들과 문체부, 대한체육회 주요 인사들이 12일 벨기에 브뤼셀 슈타이겐베르거 윌처스 호텔에서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개최를 확정하고 성공대회를 약속했다.

개회식은 대전, 폐회식은 세종에서 각각 열린다. 육상, 농구, 태권도 등의 18개 종목 경기는 4개 시·도 체육시설에서 경기장 특성에 맞춰 골고루 분산 개최한다. 주 선수촌은 세종에 두고 머드축제로 여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충남 보령과 충북 충주에 보조 선수촌이 마련된다. 취재 지원을 위한 미디어센터는 4개 지역에 모두 설치된다.

충청권의 이번 대회 유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에서 보여준 프리젠테이션과 충청권 유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담긴 100만인 서명부가 주효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위원회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충청권이 간직한 비전, 메가시티 청사진과 교육․문화, IT․기술, 환경 보존, 지속가능성, 저비용․고효율 대회 개최 등 충청권의 강점과 주요 컨셉을 설명해 집행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대회 유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 현지에서 노력한 충청권 4개 시도지사, 의회 의장, 체육회장과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기자단과 유치위원회 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충청권 공동대표단의 노력도 빛났다. 공동대표단은 충청권이 2027년 대회 개최지로 확정됨에 따라 총회 현장에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개최도시 협약을 맺었다.

이장우(왼쪽)대전시장과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개최지로 충청권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충남·충북·세종 일제히 환영, 철저한 대회준비 약속

대회 유치가 확정되자 브뤼셀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한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조용만 문체부 2차관은 일제히 환호하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내년 상반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체육회,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위원회를 꾸리고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12일 벨기에 브뤼셀 FISU 총회장인 윌처스 호텔에서 하계세계대학경기 개최도시 협약 서명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충청권이 공동으로 도전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데 성공해 기쁘다”며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회를 유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우리 청년들에게는 꿈과 열정을, 세계의 청년들에게는 충청을 제대로 알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충청권 4개 시·도의 확고한 유치 의지와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2만5000석 규모 운동장을 건설해 종합스포츠 타운을 조성하는 등 열악한 체육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전·세종·충남·충북=김정모·윤교근·강은선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