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이어 해킹까지…3월 상장한 컴투스코인 어쩌나
전세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량 2위를 차지했던 초대형 거래소 FTX가 파산했다. FTX 거래소뿐 아니라 FTX US, FTX 트레이딩, 알라메다리서치 등 FTX 그룹 내 130개 회사가 동시에 파산신청 절차에 착수한다. 법원에 신고한 부채규모만 66조원이다.
FTX가 국내 시장에서 직접 영업하고 별도 서비스를 내지 않아 개인투자자 피해규모는 한정적일 전망이다. FTX는 2019년 특정금융정보에관한법(특금법) 통과 후 국내 직접 진출 대신 빗썸 등 국내 코인거래소 인수에 따른 '우회진출 방안'을 타진해왔다. 특히 지난 9월 부산시와 MOU(양해각서)를 맺고 부산시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참여를 선언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가 아닌 그외 '파산 변수'에 대해 금융 당국도 유의깊게 체크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FTX는 그룹 내 130개 회사를 델라웨어주법 챕터 11에 따른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FTX가 신청한 챕터11 파산은 기업의 자산과 채무를 구조조정해 회생 기회를 주는 파산이다. 남은 자산을 채권자에게 분배하고 회사를 청산하는 챕터7 파산과 다르다.
파산사태 책임으로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 FTX 최고경영자(CEO)는 사임한다. 후임으로는 존 레이 3세가 지목됐다. 존 레이 3세는 '엔론사태' 청산인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FTX 거래소가 입출금을 정지해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있다는 점이다. 미국 현행법은 은행이 파산할 경우 고객 예금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하지만 코인거래소는 해당사항이 없다. 2014년 파산했던 일본의 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 사례를 봐도 당시 거래소에 자산이 묶였던 이용자들은 지금까지도 묶인 자산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FTX가 파산신청 다음날인 12일, 8000억원 규모의 해킹을 당했다고 공식 안내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FTX 커뮤니티 관리자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FTX 홈페이지가 해킹당했다"며 "FTX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업데이트를 비활성화하라"고 밝혔다. 또 FTX 홈페이지에도 접속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해커는 FTX에서 6억달러(약 7900억원) 규모 가상자산을 이체, 1인치 등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매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원래 FTX는 가상자산 출금이 막혀있는 상태였다.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킹이 내부 자작극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블록체인 매체 우블록체인은 FTX 관련 소식통을 인용, "이번 해킹 사건이 내부 직원의 작전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선 FTX를 이용한 일부 개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FTX가 초대형 거래소였다는 점, 국내와 달리 '레버리지'와 선물 투자가 가능했다는 점 등의 이유로 미국 FTX 홈페이지를 찾아가 이용한 개인들이 있다.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국내 FTX 이용자는 최소 1만여명 이상이다. 또 FTX는 법인과 기관 투자가 가능했던 만큼 개별 기업들의 투자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거래소에서 상장시킨 컴투스는 직접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3월 컴투스는FTX에서 자체 가상자산인 C2X의 코인거래소공개(IEO)를 진행했다. 컴투스가 처음으로 C2X를 판매한 곳이 FTX인 만큼 상당량의 코인이 FTX거래소에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FTX는 국내 신고 영업한 거래소가 아니기때문에 개인·기관의 해외 직접 투자는 직접확인할 수 없다"며 "국내 금융기관 등엔 가상화폐 관련 투자가 금지돼 있어 투자 금액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FTX파산 여파로 인한 국내 거래소 유동성 문제, 디지털자산 폭락가능성 등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지켜보고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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