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은 옛말…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물량 작년 대비 3배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아파트 미계약 물량이 작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미계약 물량을 무순위 청약으로 소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1월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뉴스1

1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였다. 작년 같은 기간(2698가구)과 비교해 2.7배가 됐다.

경쟁률도 줄었다. 지난해 1∼11월 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물량 경쟁률은 118.7대 1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경쟁률은 44.9대 1로 떨어졌다.

서울 청약 당첨자 미계약 물량도 4배 이상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미계약 물량은 371가구였는데 이달 10일까진 1573가구로 4배 이상 늘었다. 경쟁률은 734.0대 1에서 143.7대 1로 떨어져 5분의 1 수준이 됐다. 경기는 1885가구에서 4136가구로 미계약 물량이 늘었고, 경쟁률은 21.7대 1에서 19.3대 1로 떨어졌다. 인천도 442가구에서 1654가구로 4배 가까이 미계약 물량이 늘었다. 경쟁률은 16.3대 1에서 15.0대 1로 하락했다.

이는 무순위 청약에 나서려는 수요층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다. 작년까지 무순위 청약은 로또 청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청약 통장을 쓰지 않아도 분양가 수준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점 등이 낮은 젊은 층에서 특히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단지의 무순위 청약은 10회차를 넘어서는 등 좀처럼 분양 완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도 14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5차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입지나 분양가 등의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진 청약단지로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이 대표적이다. 이 단지의 무순위 일반공급 청약으로 나온 1가구에는 무려 3만1780명이 몰렸다. 이 가구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최소 4억원 이상 저렴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가 오르고 매매심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분양이라면 무조건 팔리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앞으로 옥석가리기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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