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톰 행크스 실제 모델, 18년 살았던 파리 공항서 숨져

이연수 2022. 11. 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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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 속 망명객의 실제 모델이 18년 동안 살았던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출신인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는 어제(현지 시각) 낮 파리 샤를드골 공항 2F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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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부터 난민 지위 받은 후에도 공항에 머물러
사망 당시 수백만 원 발견돼
2004년 카리미 나세리가 공항에서 영화 '터미널' 포스터를 가지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 속 망명객의 실제 모델이 18년 동안 살았던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출신인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는 어제(현지 시각) 낮 파리 샤를드골 공항 2F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전해졌습니다.

나세리에 따르면 1945년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란에서 왕정 반대 운동을 하다가 1970년대에 여권 없이 추방됐습니다. 유럽 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다 1986년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이후 벨기에에서 거주하던 나세리는 1988년 어머니가 사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기차역에서 난민 관련 서류가 든 가방을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리 공항 출국심사는 무사히 통과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렸지만 난민 서류가 없어 입국이 불가능했고, 다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이송됐습니다.

프랑스 당국도 국적이 없는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공항 터미널에 방치했고, 결국 그는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살게 됐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정확히 확인된 것이 아니라 모두 나세리의 말에 따른 것입니다. 또 이란은 그를 추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1999년 프랑스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공항에 머물기를 선택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공항에서 그와 친구가 된 이들은 오랜 터미널 생활이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으며 1990년대 공항 소속 의사는 그가 "이곳에서 화석화됐다"고 말했습니다. 한 직원은 그를 '외부 생활이 불가능해진 죄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스필버그 감독에게도 영감을 줘 2004년 영화 '터미널'에 반영됐습니다.

이 영화에서 톰 행크스가 연기한 주인공은 모국인 가상의 동유럽 국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서류가 무효화 돼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면서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 머무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제작사 드림웍스는 영화화 판권으로 나세리에게 수십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세리는 영화사에서 이 돈으로 2006년 공항을 떠났지만, 프랑스의 보호소, 호텔 등지 등을 전전하다 사망 몇 주 전 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AFP 통신은 공항에서 사망한 나세리에게서 수천 유로(수백만 원)가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나세리가 2004년 공항에 있을 때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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