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콩국수 잊어라, 돌아온 콩탕…인천 청라 '두계면옥'

김정환 기자 2022. 11. 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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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은 흔히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린다.

그랬던 콩탕을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다시 '영접'할 수 있다.

'한식 대가' 유민수 대표가 운영하는 '두계면옥'이 여름 대표 메뉴인 '콩국수'의 가을·겨울 버전으로 콩탕을 내놓은 덕이다.

좋은 콩을 곱게 갈면 콩국수든, 콩탕이든 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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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식대가' 유민수, 사라진 전통 건강·다이어트식 재현
전기 멧돌로 간 이열 장단콩 국물 끓여내…닭가슴살 추가

'두계면옥'의 '콩탕'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콩은 흔히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린다. 단백질이 풍부해서다. 콩 100g에 함유된 단백질량은 36.2g으로 농작물 중 가장 많다. 식이섬유, 비타민 A·B·C 등, 무기질(칼슘·인·철·나트륨·칼륨 등) 등도 들어있다.

콩 가운데 우리가 가장 흔히 먹는 '대두'는 이런 영양소와 함께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레시틴, 암세포 발생과 성장을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사포닌, 뼈 건강에 좋은 이소플라본 등 영양 성분을 함유한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콩 안에 가득한 영양분도 소화가 돼야 우리 몸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콩은 날것으로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밥을 지을 때 넣어 먹으면 65%, 두부, 두유, 콩 국물, 된장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90% 이상 흡수할 수 있다. 곱게 갈수록 소화하기 쉽다는 얘기다.

두부나 된장은 선호하지 않고, 두유는 달아서 싫다면 콩 영양을 잘 흡수할 길은 콩 국물을 먹는 것뿐이다. 문제는 이게 또 계절을 탄다는 사실이다. 여름에는 여기저기서 '콩국수'를 파는 덕에 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을부터 봄까지는 이마저 사라지는 탓이다.

이런 아쉬움을 덜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콩탕'이다.

낯설지만, 왠지 정감 있는 이름의 이 음식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가을부터 봄까지 한국인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던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맷돌 문화'가 사라지고, 먹을 것이 많아지면서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랬던 콩탕을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다시 '영접'할 수 있다. '한식 대가' 유민수 대표가 운영하는 '두계면옥'이 여름 대표 메뉴인 '콩국수'의 가을·겨울 버전으로 콩탕을 내놓은 덕이다.

지난여름 이 집을 '청라 맛집' '인천 서구 맛집'으로 불리게 만든 콩국수의 핵심인 콩 국물을 끓여 만든다.

경기 파주시 민통선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장단콩, 그중에서도 가장 좋다는 '이열'만 가져다 껍질도 벗겨내고, 반을 쪼개 씨마저 빼낸다. 그런 정성으로 골라낸 것들을 10시간 동안 물에 불린 다음 수천만원짜리 전동 맷돌에 넣고 갈아내 콩국수에 넣는 콩 국물을 만든다. 이를 끓여낸 것이 콩탕이다.

콩탕은 모양이 '비지'와 흡사하다. 그러나 정말 진하고 고소하다. 콩에서 영양분은 다 빠져나가고, 사실상 찌꺼기인 비지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맛이다. 좋은 콩을 곱게 갈면 콩국수든, 콩탕이든 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콩을 먹는 이유인 온갖 영양소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유 대표는 여기에 또 다른 단백질 공급원인 '닭가슴살'까지 추가했다. 과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의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조합이다.

이 집 콩탕은 식물과 동물 단백질을 모두 담은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상호 속 '콩 두'(豆), '닭 계'(鷄)가 모두 농축된 메뉴인 셈이다.

가격도 사실상 '최저가'다. "사라진 음식을 더 맛있고, 더 영양가 많게 재현했으니 더 많은 고객이 맛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택했다"고 하니 이해는 되지만, 만드는 데 드는 공을 알기에 저 가격에 팔아도 되나 싶다.

운동이나 다이어트하는 사람, '건강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만한 음식은 없을 것이다. 맛있고, 가격도 만만한 데다 냉장고에 쟁여 뒀다 필요할 때 꺼내 데워 먹으면 될 정도로 간편하기까지 하다.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몰려든다. 주차장이 넓다 보니 청라는 물론 인천 영종, 경기 김포 등 주변에서 차를 몰고 와 10인분씩 사가는 손님도 많다. '거리의 압박'으로 자주 가기 힘든 서울 사람은 부러울 따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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