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밥도둑…'꽃닮은 게'가 아니라 '헤엄을 잘 치는 게'라고
[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 제일 먹고 싶어 하는 음식, 원조 밥도둑, 시 '스며드는 것'"
간장게장을 지칭하는 다른 표현들이다. 꽃게를 통째로 양념간장에 재운 뒤 숙성시켜 먹는 간장게장은 해산물의 비린 맛이 적고 게살의 단맛과 간장의 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순식간에 흰쌀밥 한 공기를 없애는 반찬으로 유명하다.
이를 두고 안도현 시인은 간장에 절여지며 알을 보호하려는 모성을 그려내 독자 여럿이 간장게장을 못 먹게 만들었다는 우스개도 있다. 그 간장게장의 주인공 꽃게는 1년에 두 번 맛있어진다고 하는데 요즘이 딱 그때다.
꽃게는 분류학적으로 '십각목 꽃게과'에 속하는 갑각류다. 영어 명칭은 'swimming crab', 즉 '헤엄치는 게'다. 꽃게의 이름은 등딱지 양옆의 뾰족한 가시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가시를 의미하는 '꼬챙이'(串)와 게를 합쳤다는 설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저서 '성호사설'에서는 "유모라는 것은 바다에 사는 커다란 게인데 색은 붉고 껍데기에 각이 긴 가시가 있다. 세속에는 부르는 이름은 곶해(串蟹), 그러니까 꽂게인데 등딱지에 두 개 꼬챙이처럼 뿔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꽃게의 어원을 설명하고 있다.
꽃게는 십각목에 속해 양쪽에 다리가 다섯개씩 있다. 첫번째 다리는 큰 집게모양으로 먹이를 잡는 데 특화됐다. 마지막 다리, 일명 부채 다리는 헤엄치기에 적합한 모양이다. 실제 물 속에선 빠른 속도로 헤엄을 칠 수 있어 영어명칭에 수영이 들어간다.
꽃게는 우리나라 서·남해와 중국, 대만, 일본 연근해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 꽃게 어획량이 많은 황해 중부계통군은 황해의 수심 깊은 곳에서 월동한 후 수온이 상승하면 서해 연안으로 이동하고, 성장 및 산란을 마친 어미 꽃게와 올해 태어난 꽃게는 다시 수온이 하강하면 월동하기 위해 바깥 바닷모래 속에 들어가 월동한다. 꽃게의 산란기는 주로 6~9월이며 한번 산란 시 80만~100만개씩 알을 낳고, 산란기 한번에 보통 2~3회 알을 낳는다.
꽃게의 주 생산시기는 4~6월의 봄어기와 8~11월의 가을어기로 나뉘며 이 기간 중 연평균 생산량의 94.8%를 어획한다. 봄어기에는 주로 알과 내장이 차오르는 암컷이, 가을어기에는 살이 가득 차는 수컷이 선호받는다. 암컷 꽃게는 7~8월 산란기를 마치면 탈피 과정을 거치며 살이 빠지는 탓에 가을에는 맛이 떨어진다. 반면 수컷은 9~10월 교배를 위해 속살이 차오르는 덕에 최근 가장 맛이 좋을 때다.
꽃게는 주로 자망과 안강망, 통발 등으로 잡는데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어획량은 1만6721톤으로 집계됐다. 꽃게 어획량에 대한 국가 통계 이후 2010년 3만3193톤이 잡혀 최대 어획량을 기록했고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어획량이 줄었다. 꽃게 어획량은 2019년부터 소폭 반등해 지난해는 1만9710톤이 잡혔다.
꽃게는 전량 어획으로 잡는다. 양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비효율적인 탓이다. 수온이 섭씨 6도(℃)이하이면 동면에 들어가고 성장을 안 하는 탓에 양식을 위해선 인위적으로 수온을 올려야 한다. 더군다나 서로 잡아먹는 특성 탓에 양식을 하기엔 경제성이 떨어지는 어종이다. 이런 이유로 꽃게 양식은 바다에 방류하기 위한 어린 꽃게 생산만 이뤄진다.
우리 밥상 인기 반찬 중 하나인 덕에 꽃게의 암수 구별법은 상당히 잘 알려져 있다. 꽃게를 뒤집어서 보이는 꼬리부분(배딱지)가 둥근 모양이면 암컷, 뾰족하면 수컷이다. 꽃게를 손질할 땐 이 꼬리를 들어 게딱지를 벗겨내면 손쉽게 해체가 가능하다.
꽃게에는 타우린이 많아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산후통증과 생리장애 치유에 좋고 고혈압과 간장병 환자, 숙취해소에도 뛰어나다. 칼슘 역시 100g(그램)당 118㎎(밀리그램)이 들어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탁월하다.
꽃게는 깨끗하게 씻은 후 양념간장에 절이는 간장게장, 해체 후 양파, 당근 등과 섞어 고춧가루 간장, 다진마늘에 무치는 양념게장으로 많이 조리한다. 뿐만 아니라 시원하게 국물을 낸 꽃게탕도 인기 음식이고, 강정과 튀김으로도 먹는다. 특히 요즘처럼 수컷의 살이 차오르는 시기는 별다른 양념 없이 찜통에 쪄 먹어도 꽃게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감수 =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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