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은 상쾌한 맛이 최고?"…내게 맞는 치약 선택법
식약처 등록 치약제 3028개…'프리미엄 치약' 급성장
"구강 상태와 취향에 맞는 치약 고르는 게 중요"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건강한 치아는 인간의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합니다. 치아가 건강해야 음식을 잘 씹을 수 있고, 이에 따라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고요.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관리의 기본은 양치질입니다. 양치를 잘하면 치아와 잇몸이 건강해지고, 충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꼼꼼한 양치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치약을 고르는 일입니다. 구강 상태에 맞는 치약을 선택해야 충치나 잇몸(치주)질환 등을 더욱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치약의 종류는 얼마나 많을까요. 또 어떤 기준으로 치약을 고르는 게 좋을까요.
치약은 의약외품에 속합니다. 의약외품은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말합니다. 의약품보다 효능과 부작용은 경미하지만, 의약외품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 등 여러 법령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특히 치약은 성분에 따라 효능, 제조법 등에 차이가 큰데요. 이에 식약처는 사용할 수 있는 유효성분의 종류와 규격, 배합 한도·농도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효성분은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로부터 효능을 입증받은 성분입니다.
식약처는 △치은염·치주질환 예방 △치석 침착 예방 △치태 제거 등의 효능별로 총 23개의 유효성분을 고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약처가 고시한 제조 요건을 충족한 치약은 단순히 품목신고만 하면 유통할 수 있는데요. 반면, 고시에 없는 새로운 첨가제를 넣은 치약의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참고로 의약외품으로 신고·허가된 치약제나 이들 제품의 성분은 식약처가 운영 중인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충치가 잘 생기면 불소가 1000ppm 이상 포함된 치약을 쓰는 게 좋습니다. 충치는 충치균으로 알려진 스트렙토코쿠스 뮤탄스균(아래 뮤탄스균)을 가진 사람에 한해 발생합니다. 우리가 설탕처럼 단 음식을 먹으면 뮤탄스균은 이 당분을 흡수한 뒤 분해하는 과정에서 젖산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젖산이 치아의 보호막인 법랑질(에나멜)을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하고요. 불소는 법랑질에 결합, 치아의 부식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자체적으로 균을 억제하는 효능도 갖고 있습니다. 치약에 주로 사용되는 불소 성분은 불화나트륨, 일불소인산나트륨 등입니다.
치석이나 치태가 많다면 연마제가 들어간 치약을 고르면 됩니다. 치석은 타액에서 나온 무기질(칼슘·인)이 치아에 침착돼 단단하게 굳어진 것입니다. 치태는 치석의 전 단계로,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피로인산나트륨 같은 항치석 성분은 치태나 치석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줍니다. 침강탄산칼슘, 탄산칼슘 등은 치태를 닦아내는 데 도움을 주고요. 누런 이가 고민이라면 과산화수소가 함유된 치약을 추천합니다. 과산화수소가 입안에서 분해하면서 발생한 활성산소가 법랑질의 착색 물질을 분해하기 때문입니다. 또 플라보노이드는 세균 번식을 억제해 입 냄새 제거에 효과적입니다.
치아가 시릴 경우 잇몸에 시린 통증을 완화하는 성분이 든 제품을 사용합니다. 치아가 시린 증상은 법랑질 손상으로 안쪽 상아질이 드러나면서 신경으로 자극이 전달되는 현상입니다. 질산칼륨, 염화칼륨, 인산칼륨, 염화스트론튬 등은 시린 증상을 완화합니다. 반대로 과산화수소 등 강한 연마제가 포함된 치약은 치아에 물리적인 자극을 줘 시린 증상을 악화합니다. 연마제 중에서 이산화규소는 부드러운 편에 속하고요. 이산화규소가 연마제로 쓰인 치약은 색이 투명한 편입니다. 잇몸 염증이 잘 생기면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등이 들어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이들 성분은 잇몸의 혈류를 개선해 잇몸 질환을 예방합니다.
11일 기준 식약처에 등록된 치약제는 총 3028개입니다. 치약의 종류는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입니다. 캐러멜, 민트초코 등 기발한 맛과 향을 더한 제품도 주목받고 있고요. 환경을 생각해 가루나 고체 치약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엔 프리미엄 치약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프리미엄 치약 제품군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가량 증가했습니다. 특히 '영국 핑크 치약'으로 유명한 '유시몰' 판매량은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섰고요. '치약계의 샤넬'로 불리는 '마비스' 매출도 60% 이상 늘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업체도 프리미엄 치약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구강 상태와 취향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지만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선 각각 제품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우선입니다. 비싼 치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치약은 아닙니다. 유효성분 말고도 치약 선택의 기준은 소비자마다 다를 수 있고요. 합성성분(합성향료·합성계면활성제·합성보존제)이 들어간 치약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물론 적절한 양의 치약을 쓰고 양치 후 치약을 잘 헹구는 등 올바른 사용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물이 닿으면 유효성분이 희석될 수 있어 치약에 물을 묻히지 말아야 합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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