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진 ‘옥토버페스트’ 들뜬 뮌헨의 설렘 속으로 [박윤정의 알로! 뮌헨]
2022. 11. 13. 10:01
③〈끝〉 뜨거운 축제의 계절
방문객 발길 줄었지만 젊은층 늘어
물류·직원 부족 등 우려도 불식시켜
수많은 구급대원들 또다른 경험으로
축제 영향 백화점 전통복 진열 많아
마리엔 광장 주변엔 군밤 상인 즐비
해질무렵 방문한 식품시장 발길 잡아
방문객 발길 줄었지만 젊은층 늘어
물류·직원 부족 등 우려도 불식시켜
수많은 구급대원들 또다른 경험으로
축제 영향 백화점 전통복 진열 많아
마리엔 광장 주변엔 군밤 상인 즐비
해질무렵 방문한 식품시장 발길 잡아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한다. 승강기 문이 열리니 고소한 버터향이 코끝에 닿는다. 왁자지껄한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화사한 빛이 실내를 밝힌다. 프라우엔 교회(Frauenkirche) 돔이 창틀을 액자 삼아 걸려있다. 컨퍼런스에 참가한 사람들인지 삼삼오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서류를 훑어보며 아침 식사를 한다. 호텔 직원 안내에 따라 창가 좌석에 앉아 커피를 주문한다. 다소 부담스러운 하얀 린넨을 바라보며 아침 식사를 시작하려는 찰나, 스탠다드 푸들을 끌고 식당에 들어선 부부에게 잠시 눈길이 멈춘다. 낯선 풍경이 어색하여 다른 이들의 눈치를 살펴본다. 점점 변화하는 문화에 익숙지 못한 이들과 시선이 마주치자, 서로 머쓱한지 고개를 돌린다.
옥토버페스트가 돌아왔다! 단순한 축제 의미를 넘어선 옥토버페스트는 뮌헨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수많은 회의가 개최되고 행사도 열린다. 물론 관광객들도 모여든다. 3년 전인 2019년 방문객 630만명에 미치지 못하였지만 570만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휴대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방문객들은 예년보다 젊어졌다 하니 코로나 팬데믹 영향일까? 팬데믹으로 두 번이나 멈추었던 이번 행사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다. 물류와 직원 부족으로 곤란한 상황이 없었다고 하니 주최 측은 과정과 결과에 만족한 모양이다.
행사장이 아닌 뮌헨 곳곳에서 축제 홍보 문구를 만난다. 호텔에서도 투숙객들에게 열심히 홍보하며 참여를 권유한다. 무엇보다도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Safe Wiesn for Girls & Women’ 캠페인이 눈길을 이끈다. 맥주 축제라서 그렇겠지? 축제를 위해서인지 뮌헨 곳곳에서 수많은 경찰관들과 소방관들 그리고 구급대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10월의 뮌헨은 확실히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느긋한 아침을 즐기고 호텔을 나선다. 좋아하는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에서 서퍼들과 비어가든(Biergarten)의 맥주를 즐기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쌀쌀한 날씨에 발걸음을 호텔 앞 프라우엔 교회를 지나 마리엔 광장으로 옮긴다. 거리를 걷다 백화점으로 들어선다. 백화점에는 유난히도 전통복 진열매장이 많다. 축제 영향인 듯싶다. 매장을 둘러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다. 독일식으로 하기로 하고 적은 양으로 추천을 부탁한다. 독일 전통 바이에른 요리인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독일 소시지, 브레첼을 주문했다. 가장 적은 양을 달라 신신당부했지만 결국 반도 비우지 못하고 식사를 마쳤다. 혹여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인지 묻는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변명을 하니, 저녁 시간에 축제가 있으니 들르라는 말을 전한다. 전통 바이에른 오케스트라 음악 연주와 친근한 축제 분위기가 매력적일 듯하지만, 아직 코로나19 부담으로 밀집된 실내 공간이 조심스럽다.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전하고 16세기 독일의 전통적인 맥주 궁전(Berpalast) 호프브라우 광장(Hofbrauhaus am Platzl)을 지나 거리를 걷는다.
마리엔 광장 주변은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백화점과 쇼핑몰에서 밀려 나오는 사람들과 오가는 관광객들로 혼잡하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거리에는 군밤을 파는 상인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지키고 있다. 어느덧 5시가 되자 네오 고딕 양식 탑이 울리고 시청 시계탑 움직이는 인형 공연을 보기 위해 오가는 발걸음들을 멈춘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 식품시장(Viktualienmarkt) 거리에 다다른다. 농부를 위한 시장에서 미식가를 위한 시장으로 발전한 농산물 시장은 200년 된 대규모 시장으로 140여 개의 노점과 상점에서 채소와 과일, 육류와 가금류, 향신료와 치즈, 생선, 꽃 등 다양한 식자재와 상품을 판매한다. 신선한 음식과 간식부터 재미있는 소품까지 구경거리가 많다. 이른 크리스마스 소품들과 허브들을 둘러보며 뮌헨의 저녁을 맞이한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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