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경영실적 '초과회복'… 상생에 달렸다
외주인력도 조직 일부로 인식
협력사 인력 관리·지원도 중요
삼성·현대차·SK·LG 그룹 …
외부 직원교육·생산성 지원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10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매일 확진자는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기업들은 엔데믹을 기정사실화하고 경제위기 돌파구 마련에 여념이 없다. 이럴수록 상생협력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최근 한국딜로이트그룹은 딜로이트 글로벌이 MIT 슬론 비즈니스 리뷰와 함께 지난 3년간 인력 생태계를 주제로 실시한 공동 연구 결과를 다룬 '조직 내외부의 인력 생태계 관리' 리포트를 발표했다.
과거에 비해 외주 인력과 내부 직원 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외주 인력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리더들은 인력 생태계 관리가 필요하다. 인력 생태계는 '조직의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인력 구성과 조달 구조'로, 인력 생태계 관리는 기업의 내부 인력과 외주 협력사·프리랜서 등 외주 인력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딜로이트는 인력 생태계 조율에 대한 기업 리더들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 관리자 4078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와 19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외주 인력을 조직의 일부로 보는 반면, 외주 인력을 확보하고 관리할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응답한 리더는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협력업체 등 외주 인력을 관리하지 않으면 기업 생태계에서 도태하기 쉽다. 상생이 필요한 이유다. 설문 응답자들은 외부 인력 활용에 인색한 '비조율자'와 달리 외부 조직원과의 협업에 개방적 태도를 보이는 한편 부서 간 협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80%가 외부 인력 고용을 적극 추진하는 등 유연한 인력 생태계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전략적 조율자 그룹의 86%는 조직의 인력 생태계와 기업의 사업 전략·목표 방향성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
결국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것은 본격적인 인력 생태계 시대를 맞아 외부 인재를 적극 활용해 조직 내외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게 바로 상생이 곧 전략적 조율임을 잘 보여준다.
전략적 조율자 그룹은 외부 인재 영입을 시도하는 관리자도 적극 지원하는 패턴을 보였다. 무려 91%가 "외부 인재 고용을 시도하는 관리자들을 적극 지원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비조율자 그룹은 39%에 불과했다. 전략적 조율자가 외부 인력 고용을 위해 스스로도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는 한편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또 다른 관리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은 셈이다. 상생의 의지도 여기에서 나온다.
경영진은 모든 의사결정권의 최정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인력 생태계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외부 인력이 포함된 인력 생태계 구성과 운영 사항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를 가져야 한다. 경영진이 인력 생태계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상생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면 추후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력 생태계 조율이 용이할 것이며 조직 전체가 경영진의 추진 전략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대기업의 이 같은 나눔 상생경영 노력은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비전 '함께 가요 미래로'를 발표한 뒤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람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 방향을 잡았다. 이를 위한 2가지 주제가 바로 '청소년 교육'과 '상생 프로그램'이다. 2가지 주제는 지난 50년 동안 삼성전자 성공 원동력이 된 핵심 경영철학인 '인재 제일'과 '상생 추구'를 근간으로 정립됐다.
삼성은 잠재력이 많은 청소년이 미래 건강한 사회인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게 청소년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산업 발전에 기여할 청년 기술 인재를 키우고 기술 인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도 후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담 조직인 '삼성기능올림픽사무국'이 2007년 1월 신설됐다.
현대차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면서 최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래 사업인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등의 신사업 분야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 부품 협력사를 위해 2019년 총 1조6728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협력사의 경영 안정과 미래 신기술 투자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도 지원했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2018년 1월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관련 2·3차 협력사 지원을 위한 3자 간 '상생협력협약'을 체결하고 2·3차 중소 부품 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해 2018년 상반기 전액을 집행했으며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했다.
LG전자는 협력업체와 상생하기 위해 기술협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협력사의 사이버보안 역량이 강화되면 협력사는 물론 LG전자의 공급망 경쟁력도 한층 더 높아지고,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이 경험하는 제품과 서비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LG전자는 협력사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핵심이라 보고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진행된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우수기술 설명회가 대표적인 예다. 올해 처음으로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COMPA)과 함께 개최된 우수기술 세미나는 LG전자가 협력사에 국내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선행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LG전자는 행사를 통해 협력사가 필요한 기술을 찾아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행사에는 협력사 53곳의 임직원 1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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