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 부었지만...포르투갈 '물가 급등' 해법 역부족
[앵커]
물가를 잡기 위해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입한 포르투갈도 고물가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이른바 '인플레이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는데, 정작 시민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현지 분위기를 남태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으며 30년 만에 최고치로 뛴 포르투갈.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여름, 한국 돈으로 2조 2천억 원에 이르는 긴급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당시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물가 급등을 억제하고 각종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자금이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오히려 27%나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도 19% 넘게 올라, 32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신광백 / 포르투갈 리스본 : 예전엔 10유로(약 만4천 원) 이내에서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요즘엔 10유로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외식을 가급적 자제하고 쇼핑도 한 번에 할인할 때 대량으로 구매하는 방향으로….]
[안젤로/ 포르투갈 리스본 : 20유로(약 2만7천 원) 치 기름을 넣으면 며칠 동안 이동이 가능했지만, 갑자기 20유로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작은 변화들에서 물가 상승을 느낍니다.]
[마리아나·조아옹 / 포르투갈 리스본 : 브랜드 없는 제품들을 전보다 더 많이 구매해 식료품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포르투갈 정부가 이번엔 '인플레이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 달 임금이 376만 원 이하인 이들에게 125유로, 약 17만 원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나눠준다는 겁니다.
수혜 대상자만 5백만여 명.
포르투갈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물가 상승 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입니다.
[조제 / 포르투갈 리스본 : 지원금은 1년 내내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에 비해 매우 적은 금액이고, 1년 동안 단 한 번만 받잖아요.]
[헨리크 / 포르투갈 리스본 : 휘발유도 터무니없이 비싸지면서 모든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지원금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조르지 / 포르투갈 리스본 : 보조금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닐뿐더러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맞서기에 역부족이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도 포르투갈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크게 떨어질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고물가와 경기 침체 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포르투갈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YTN 월드 남태호입니다.
YTN 남태호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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