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널' 주인공 모델 된 이란인 망명객 77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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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터미널'(2004) 속 망명객의 실제 모델인 이란 국적의 남성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파리의 관문인 샤를드골 공항 관계자는 "나세리가 이날 정오 무렵 공항 건물 2층 터미널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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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공항 터미널에서 1988∼2006년 생활
'알프레드 경' 자처하며 국제적 유명인 돼
고인은 1945년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州)에서 태어났다. 호메이니가 주도한 혁명으로 1979년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서기 전 고인은 왕정 폐지를 주장하는 반체제 인사였다. 1977년 왕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이란에서 추방당한 고인은 이후 벨기에를 근거지 삼아 10년 이상 유럽에 거주했다.
1988년 11월 고인이 다른 가족을 만나기 위해 프랑스를 거쳐 영국에 입국하려다 여권 등 서류 미비를 이유로 거부당하며 영화처럼 파란만장한 사연이 시작된다. 일단 프랑스로 돌려보내진 고인은 샤를드골 공항에서 잠시 억류 상태에 있다가 ‘프랑스 입국을 허가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벨기에 등 타국으로 다시 출국하거나 하는 대신 그냥 공항에 눌러앉는 길을 택했다. 터미널 내 라운지에 ‘칩거’하며 직원들이 주는 음식과 의약품에 의존해 나름 만족스러운 생활을 이어갔다.
공항 측은 그를 퇴거시키고자 소송을 제기했으나 1992년 법원은 “나세리를 공항 밖으로 추방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나세리의 프랑스 입국을 허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그리고 벨기에 정부가 나서 “영주권을 줄 테니 그만 공항 생활을 끝내라”고 제안했으나 고인은 이를 거절했다.
고인은 건강 악화로 2006년 샤를드골 공항을 떠났다. 당시 나이 61세였고 공항 터미널에서 산 지 무려 18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후 고인은 파리의 무주택자 보호소 등을 전전하며 살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AFP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에 책 출판 및 영화 판권 계약 등으로 번 제법 많은 돈을 거의 다 쓰고 얼마 전 샤를드골 공항으로 돌아왔으며, 사망 당시 수중에 현금 6000∼7000유로를 지니고 있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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