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양육 고마워하라” “매정함 느껴져”...‘김정은 선물’ 풍산개 놓고 공방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곰이와 송강을 받았다. 퇴임한 이후부터는 이 두마리에 곰이가 낳은 새끼 ‘다운이’까지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가 키웠다.
대통령기록물법상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들 역시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므로, 대통령이 퇴임하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고, 키우던 주인과 사는 것이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9일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맡기는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행안부는 한달 기준 사료값 35만원, 의료비 15만원, 관리 용역비 200만원 등 총 250만원 정도의 예산 편성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행안부가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는 것이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반환 결정의 원인이 대통령실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풍산개 파양’ 논란에 대해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를 현 정부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 방법을 강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풍산개 ‘곰이’와 ‘송강’의 양육 문제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면서 “반려동물들이 명실상부하게 내 소유가 돼 책임지게 되는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사룟값 논란’에 대해선 “지금까지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 등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 온 사실을 아는가.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그만들 하자. 내게 입양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다.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시행령을 잘 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을 양육비 문제로 파양했다며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면서 “(풍산개를)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료 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이를 돌려보냈다. 반려견과 헤어져야 하는 애틋함은 전혀 없는 매정함과 쓸쓸함만 느껴진다”며 “입양부모가 마음이 변하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아동을 바꾸면 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반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일을 하지 않아 생긴 법의 구멍으로 인한 문제를, 마치 돈 때문인 듯 모욕적으로 뒤집어 씌우는 것은 대체 무슨 경우인가”라며“법령 개정이 어렵다면 현행법령대로 기록관에서 키우는 것이 맞다는 평산마을의 판단을 사료값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육비) 지원이 돼야 한다, 안 된다를 떠나 현재 대통령기록물로 그렇게 (지정)돼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비용지급 규정이 현재 없다”며 “그래서 지원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항간에 거론되는 사육비용 월 250만 원이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상황을 하나하나 따져보지 않아서 의원님 말씀 경청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두 마리를 대통령기록관이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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