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숨은 공신 ‘전사의 눈’ 야간투시경…개발·도입 속도전

정충신 기자 2022. 11. 1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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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투시경을 비롯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한국군 장병들이 소총과 다양한 개인장구를 활용, 효과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야간투시경 : 프랑스 포토니스(Photonis)사가 개발한 4세대 야간투시경은 16mm 영상증폭관이 탑재돼 무게가 400g 이하로 가벼워 전투 효율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토니스사 홈페이지 캡처
미군 특수부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야간투시경 .제조사 ‘L3 해리스 ’ 홈페이지 캡처
국내 방산업체 이오시스템이 개발한 양안형 투시경인 랩터(Raptor)-16B가 헬멧에 장착된 모습. 이오시스템 제공

우크라戰 숨은 공신 ‘전사의 눈’ 야간투시경…개발·도입 속도전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기갑부대를 저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결정적 무기체계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를 무차별 파괴한 것으로 알려진 FGM-148 재블린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과 각종 공격·감시 드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전 승패를 가른 숨은 공신은 ‘야간투시경’이라는 데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 병력들은 영상증폭관이 장착된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한밤 중 매복 작전을 펼쳐 러시아 전차부대 근처에서 대전차 미사일 공격 등을 퍼부으면서 러시아 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야간투시경에 의한 이른바 ‘스텔스 접근 전략’이 러시아군에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전에 필수적인 장비인 야간투시경 장비를 제대로 보급받지 못한 결과 러시아군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야간 투시경을 확보한 우크라이나군은 밤만 되면 어둠을 활용한 매복 공격으로 펄펄 날았고, 러시아군은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대한 전세를 역전시킨 이같은 결과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야간투시경 보유 현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러시아 병력의 경우 일부 특수부대 외 일반 병사들은 야간투시경을 갖고 있지 않은 반면, 우크라이나 군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첨단 야간투시경을 보급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부터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등으로부터 보급 받은 야간투시경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야간투시경의 위력이 알려지면서, 폴란드와 스웨덴, 핀란드 등 러시아 주변국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도 앞다퉈 야간투시경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독일과 벨기에 육군은 3만여 기의 야간투시경을 도입한 데 이어 4만여 기의 양안 야간투시경을 더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로리나스 카스이우스나스 리투아니아 의회 국방위원회 의장은 최근 야간투시경 보급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선 야간투시경이 필수적이다. 전쟁은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속에 야간투시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으며, 이는 중요한 학습 기회를 준 것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야간투시장비는 베트남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보다 광범위하게 보급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국내에서도 최근 워리어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신 야간투시경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리어플랫폼은 2040년까지 전투장비와 장구, 피복 등 병사들의 개인전투체계를 대폭 개선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8년부터 육군 특전사와 707 특임여단, 군사경찰 특임대대 등 대테러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4안식 야간투시경 900여 기가 보급됐다.

미국이 최초 개발한 이 야간투시경은 착용 시 시야각이 좌우 90도까지 넓어지는 장점이 있으나, 무게가 1kg에 달해 전장 또는 대테러 임무 시 신속한 움직임에 방해가 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4안식 야간투시경은 가격이 비싸 대량 보급이 쉽지 않다.

일반 보병부대에는 지난 2005년부터 단안식 야간투시경 5만여기가 대량 보급됐다. 해외 영상증폭관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생산해 판매된 이 장비는 무게가 280g으로 가벼운 게 장점이지만 시야각이 12도에 불과하고 헬멧에 부착한 채 총기 조준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단점으로 지적된다.

안승범 월간 디펜스타임즈 편집장은 "우리 군에 야간 투시경들이 꾸준히 보급되고 있지만 여러가지 기술적, 전술적 단점이 있는 만큼 최첨단 야간투시경으로의 교체 및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군 당국은 해외에서 개발된 최신 야간투시경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빠른 시일 내에 소요 제기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해외 방산 전시회에서는 가볍고 작으면서도 야간 투시 선명도가 대폭 개선된 4세대 영상증폭관이 탑재된 야간투시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프랑스 포토니스(Photonis)사가 개발한 4세대 야간투시경은 16mm 영상증폭관이 탑재돼 무게가 400g 이하로 가벼워 전투 효율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단안식 야간투시경보다 DRI, 즉 탐지(Detection)·인식(Recognition)·식별(Identification) 능력이 50% 이상 향상됐다. 이와 같은 전투 효율성 증대를 감안해 독일과 벨기에,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등은 현재 16mm 영상증폭관을 탑재한 4세대 야간투시경을 운용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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