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국 확산에 닭고기 가격 비상…정부 방역에 총력

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2022. 11. 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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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가금농장 10곳 고병원성 확진, 가금 80여만 마리 살처분
예년보다 발생 빠르고 전파속도도 가팔라
다음달 철새 본격 도래하면 더 큰 확산 우려
올겨울 유럽 발생률 80% 증가
정부 추가 확산 예방에 총력
시중에 판매중인 닭고기와 계란.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금농장으로 확산되면서 닭고기 가격 추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년간 30%가 오르고 최근에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확산 매개원인 철새 도래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13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 10곳의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한 곳에서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지역 종오리 농장에서 첫 고병원성 AI 확진판정이 난 뒤로 오리농장과 양계농장, 그리고 메추리농장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닭(종계, 산란계, 육계) 24만 마리와 오리(종오리, 육용오리) 8만여 마리, 그리고 메추리 50만 마리가 살처분 조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상승하며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9일) 서울 기준 생닭(1kg, 한 마리) 소매가격은 9,520원으로 1년 전 7,320원과 비교해 30% 올랐다.

최근 도매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 축산물품질평가원이 11일 발표한 가격을 보면 생닭 10호 기준의 경우 3,587원으로 한 달 전 가격 3,323원보다 8% 상승했다.

같은 기관의 지난 10일 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6,579원으로 계란 가격도 최근 한달새 2%, 134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사료용 수입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한건데 앞으로 고병원성 AI 확산과 맞물릴 경우 추가 상승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긴급 방역에 나선 방역차량. 연합뉴스


AI는 매년 겨울철마다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2주 빨랐고 확산세도 가파르다. 여기에 아직 본격적인 철새 도래도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야생조수에서 12건에서 고병원성이 확인됐고 7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중에 있다. 첫 발생이후 3주만에 가금농장에서 11건, 야생조수에서 19건이 발생하며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AI 유입은 유럽을 거쳐 시베리아에서 온 철새들이 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럽에서 발생한 AI 확진 건수가 지난해보다 80% 이상 늘어나며 국내 확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음 달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로 본격적인 철새 도래가 시작되면 국내 가금농장의 AI 발생이나 확산 속도에 따라 닭고기, 달걀 가격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농식품부는 최근 AI 확산세가 닭고기와 달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살처분된 육계와 산란계 규모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육계의 경우 입식 후 출하 때까지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사육이 이뤄지는 점도 그 이유중 하나로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0일 긴급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가축전염병 발생상황과 방역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그러나 올겨울 AI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중수본은 가금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되면 즉시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긴급방역 조치를 취하고 살처분은 물론 일시이동중지명령도 발령하고 있다.

이어 방역대(10km) 내 농장 및 발생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을 중심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광역방제기, 살수차 등을 동원해 검출농장 및 주변 도로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련 농가 등에 강도높은 방역기본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최근 열린 합동 점검회의에서 "농장의 부출입구·축사 뒷문 폐쇄, 농장 내외부 청소·소독, 농장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수칙을 잘 지키고 농장을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 2단계 소독을 강화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어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에 이미 오염원이 퍼져 있을 우려가 있다"며 "축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철새도래지를 방문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사육 중인 가금에서 폐사 증가, 산란율 저하 등이 확인될 경우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가금 사육 농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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