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주는 가뭄 일상화, 10개월간 가뭄 발생일 24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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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강수량에 광주·전남 지역이 심각한 가뭄 위기에 놓였다.
비가 내리지 않은 상황이 우연히 겹친 단발성 위기인지, 기상 이변으로 인한 상시적 가뭄의 서막인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전남에 가뭄이 발생한 일수를 비교해보면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0년대 평균 가뭄 일수는 37.2일이었지만 2010년대는 48.4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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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평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강수량에 광주·전남 지역이 심각한 가뭄 위기에 놓였다.
비가 내리지 않은 상황이 우연히 겹친 단발성 위기인지, 기상 이변으로 인한 상시적 가뭄의 서막인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광주는 올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315일 중 243일(76%)이 기상 가뭄 상태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6개월간 내린 비의 양이 평년과 비교해 65%에 미치지 못하는 날을 가뭄이 발생한 날로 집계한다.
평년보다 45% 이하일 경우 심한 가뭄, 55% 이하일 경우 보통 가뭄, 65% 이하일 경우 약한 가뭄으로 분류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가뭄으로 집계된 243일 중 심한 가뭄은 19.1일로 나타났다.
보통 가뭄은 105.6일, 약한 가뭄은 118.5일이다.
기상 가뭄이 물을 저장하는 생활·농업용수 등 저수율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올 여름 비를 머금은 태풍이 비껴간데다 마른 장마까지 겹쳐 주요 댐들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1년간 누적 강수량은 721.5㎜로 평년 대비 52.3% 수준에 불과하다.
농업용수는 올 봄부터 메마르기 시작했고, 광주 지역 식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 저수율도 지난 11일 기준 3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동복댐은 내년 3월, 주암댐은 내년 5월이면 고갈돼 먹을 물조차 부족하게 될 상황이라고 광주시는 예상했다.
시는 영산강 하천수를 정수장으로 끌어와 수돗물을 생산하고 배수지 주변 지하수를 확보하는 등의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제한 급수 가능성을 호소하며 시민들에게 물을 아껴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남아있는 물이라도 아껴 내년 장마철까지 버텨보자는 것이다.
물을 아껴 제한급수를 늦추더라도 근본적인 가뭄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 예상되는 강수량이 올해의 심한 가뭄을 충분히 해갈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기상청조차 향후 가뭄의 빈도와 주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심한 가뭄 상황이 과거보다 더 자주, 더 심하게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광주·전남에 가뭄이 발생한 일수를 비교해보면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0년대 평균 가뭄 일수는 37.2일이었지만 2010년대는 48.4일로 늘어났다.
한 해에 100일 이상 가뭄이 이어진 것도 평균 4.5년에 한 번꼴로 나타났다.
발생 주기는 일정하지 않지만 짧게는 2년 연속(1994-1995년, 2008-2009년) 100일 이상의 가뭄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최근 6개월 강수량을 기준으로 가뭄을 판단하는데 10년 뒤, 20년 뒤 미래의 강수량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가뭄의 주기와 빈도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예기치 않은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곧바로 물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전남 환경운동연합 이경희 사무처장은 "가뭄에 대비해 기존의 수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수자원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광주와 가까이 있는 영산강을 수자원으로써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산강에서 취수하려면 수질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영산강 상류에 있는 광주가 물순환 도시가 돼야 한다"며 "도시의 물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된 현대의 도시들은 물을 담을 수 있는 공간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복개 하천 복원이나 습지·저수지 보호 등 도시에서 물을 품을 수 있는 정책들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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