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있네'·'마음의 책임'...與, 잇단 설화 경계령
[앵커]
이태원 참사 이후 고위공직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잇따르면서, 여당 내부에서는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자칫 부정적 여론이 더 확산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잇단 설화의 첫 불씨는 재난 관리 주무 부처의 수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달 30일) :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안이한 인식,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불거졌고 결국, 이 장관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1일) : 슬픔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습니다.]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말로 공분을 샀던 박희영 용산구청장.
'마음의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으로 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조은희 / 국민의힘 의원 (지난 7일) : 그런데 그 책임이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인가요?]
[박희영 / 서울 용산구청장 (지난 7일) : 여러 가지 지금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제 '마음의 책임'입니다.]
급기야 '말장난도 정도껏 하라'는 지적까지 제기되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 참모들의 국정감사장 필담은 비판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8일) : 메모지에다 웃기고 있네? 이게 진짜 웃기고 있는 자리입니까?]
이태원 참사와는 관계없는 거라고 거듭 해명했지만,
[김은혜 / 대통령실 홍보수석 (지난 8일) : 혹시나 이렇게 국감에서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비칠까 봐 우려돼서 (또 거짓말하고!) 제가 지웠습니다.]
[강승규 /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지난 8일) : 엄중한 국감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켜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여당 의원조차 부적절한 내용이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의원 (지난 8일) : '적절치 못한' 어떤 메시지를, 필담을 주고받은 부분에 대해선 분명히 당사자들이 잘못했다고 사과도 했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야당의 정치 공세에 밀리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낮은 자세로 국민적 아픔에 공감하는 건 공직자의 기본 책무인 만큼,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YTN 강진원입니다.
YTN 강진원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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